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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남중앙도서관

by 최종일

저는 책을 쓰는 동안 성남중앙도서관을 자주 찾았습니다.


산 중턱에 자리한 이 도서관은 항상 조용하고 깔끔했습니다. 넓은 부지에는 문화시설, 체육관, 휴식 공간이 조성돼 있고, 그 가장 윗자리에 도서관이 있습니다.


도서관 내부에는 방대한 책을 소장한 문헌정보실과 여러 개의 열람실, 세미나와 문화 강좌를 위한 공간들이 있습니다. 그 중에서도 제가 가장 좋아했던 곳은 3층에 있는 디지털 커뮤니티실이었습니다. 노트북 사용자들을 위한 공간이죠.


저는 늘 인터넷으로 정보를 검색하며 동시에 글을 써야 했기에, 노트북을 들고 항상 3층으로 향했습니다. 그곳에는 목표를 향해 조용히 집중하는 사람들로 가득했습니다.


전원, 와이파이, 조명 등 편의시설이 잘 갖춰져 있어 특히 3층은 자리 경쟁이 좀 있는 편이었습니다. 조금 늦으면 좋은 자리를 차지하기 어려웠죠.


그리고 3층은 전망도 무척 좋습니다. 창가에 앉으면 바로 눈앞에 산이 펼쳐지고, 계절마다 달라지는 풍경이 한눈에 들어옵니다. 나뭇잎에 맺힌 이슬, 매미 소리, 여러 색깔의 단풍, 눈 쌓인 등산로가 마음을 정화시켜 줍니다.


잠깐 휴식이 필요할 땐 도서관에서 이어지는 산책로를 걸으며 피톤치드를 가득 마셨습니다. 중간에 설치된 운동기구에서 허리도 돌리고, 턱걸이 봉에 매달리며 스트레칭도 했죠.


이런 공간이 집 근처에 있다는 것이 얼마나 감사한 일인지 모릅니다. 도서관을 오갈 때마다 ‘세금 낼 만 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제 책은 다소 딱딱한 주제를 다루고 있지만, 이 도서관의 포근하고 여유로운 환경 덕분에 내용이 조금은 부드러워졌을지도 모르겠습니다.


혹시 인근에 계시면 한 번쯤 들러보시길 권합니다. 특히 시험을 준비하거나 글을 쓰는 분들에게 추천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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