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과 물질에 관한 이론, 약국
“아사꼬와 나는 세 번 만났다. 세 번째는 아니 만났어야 좋았을 것이다.”
오래지 않아 나는 어느새 긴장을 풀고 … 그에게 줄줄이 늘어놓고 있었다.
그 테이프를 들으면서 로버트는 그 많던 급우들이 어쩌다 연구를 그만두게 되었는지, 자기를 비롯한 일단의 급우들은 어쩌다 교단에 서게 되었고, 나머지는 어쩌다 정부 부처에서 일을 하거나 재무 분야로 들어서게 되었는지 설명했다. …
“맞아요. 그런 것 같군요.”
그가 힘없이 미소를 지었다. 순간, 좁은 아파트의 의미한 불빛에서 그는 더 이상 세미나에서 자신감이 넘치던 강사의 모습이 아니었다. 그는 그저 조금 외로운 노인처럼 보였다. … 나는 불현듯 다가온 그 저녁의 어색함을 피하고 싶어 졌다.
“생긴 게 꼭 생쥐야.”
“하지만 귀여운 생쥐잖아.”
헨리가 대꾸했다. "귀여운 생쥐."
헨리가 젊은 사내에게 롤빵이 담긴 바구니를 건네며 말했다. “그리고 날 헨리라 부르게. 세상에 이렇게 좋은 이름도 없거든.” 헨리가 덧붙였다. 데니스가 조용히 웃었다. 헨리는 데니스가 자신을 좋아한다는 걸 알 수 있었다.
요사이는 문득 로버트를 생각하는 경우가 드물다. 나는 간신히 그에 대한 기억을 나의 가장 고통스럽고 내밀한 상실들이 저장되어 있는 마음 한쪽에 놓아둘 수 있게 되었다.
언젠가는 우리 모두
세월 따라 떠나가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