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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브랜드, 베자

VEJA: 더 주목해야 할 친환경 스니커즈 브랜드

by HUI

VEJA가 한국에 상륙한 지는 그리 오래되지 않았다. 유명 포털 사이트에서 약 6년 전쯤으로 거슬러 올라가니 손에 꼽힐 만큼의 구매 후기가 보인다. 사실 나도 영국에 가기 전까지는 이 브랜드의 존재를 알지 못했다. 스웨덴 브랜드인 아르켓 매장에 진열되있는 스니커즈들을 구경하다가 익숙한 브랜드들 사이에 처음 보는 브랜드가 있어 눈에 띄었다. 매장에 방문한 다른 고객들이 계속해서 신어보고, 구매하는 모습을 보니 나도 관심이 생겨 신발 한 짝을 만져봤다. 신발 안에는 브랜드를 소개하는 작은 카탈로그가 들어있었다. 이 신발이 어떤 소재로, 어떤 과정을 거쳐 제작되었는지에 대한 설명이 쓰여있었다. 상품에 사용되는 원료들을 공개하고, 공정 무역을 통해 노동자의 환경에 직시하는 브랜드였다.


VEJA 스니커즈의 디자인은 매우 간결하다. 디자이너가 아니었던 두 사람이 오랜 시간 동안 고안해낸 작품이다. 브랜드가 론칭된 이래, 25개의 스타일이 디자인되었다고 한다.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브랜드라고 해서 디자인을 포기하지 않았다.

어느 날, 소호 한복판을 걷다 친구가 나에게 “저 V자 들어간 운동화, 요즘 많이 보이는데 어느 브랜드일까?”라고 물어봤다. VEJA라는 이름을 몰라도 'V자' 운동화로 통한다. 나는 카탈로그에서 봤던 내용 그대로 대답했다. 런더너들이 많이 신는 패셔너블한 이미지보다 친환경 브랜드라는 점을 더 부각시키고 싶었다.

VEJA가 진행하는 프로젝트에 관해서는 공식 홈페이지에 가면 매우 자세하게 알 수 있다. 비건 모델의 수, 공장 직원들의 평균 월급, 근무 시간과 휴가, 공정무역 인증에 들인 비용, 물량 운송방식까지, 패션 브랜드 중 투명하고, 자세하게 정보를 공개할 수 있는 기업이 얼마나 될까?


우리가 어떤 상품을 소비할 때, 반드시 그 브랜드의 역사와 프로젝트까지 알아야 할 의무는 없다. 하지만 친환경 브랜드를 소비하려면, 그중에서도 VEJA라는 브랜드에서 상품을 구매하려면 그 스니커즈가 어떤 과정을 거쳐 내 손에 들어오게 됐는지 인지하는 책임감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이미지 출처 VEJA 공식 홈페이지

내가 위에서 언급한 VEJA의 스토리는 광고를 통해 볼 수가 없다. 일반 브랜드들에서 출시되는 스니커즈 비용의 70%가 광고 및 마케팅과 관련이 있는데, VEJA는 그 비용을 생산 라인에 투자한다. 그래서 경쟁사들과 같은 값에 상품을 판매할 수 있는 것이다.


이미 스니커즈가 많은데 셀럽들을 따라 VEJA에서 한 켤레 더 구매하는 건 추천하지 않는다. VEJA가 추구하는 가치관과 맞는 소비인지 의구심이 들기 때문이다. 하지만 마침 스니커즈를 구매할 때가 됐거나, 선물을 고르고 있던 참이라면, 패션 회사로서의 책임 있는 자세를 보여주는 VEJA에 주목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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