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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browne Mar 03. 2016

작년에 죽었으면..

주자(朱子)의 자세랄까..

주자가 직접 저술한 책들의 내용은 근엄하고 심각하지만 주자와 제자들이 주고받았던 말들을 기록한 일종의 대담집인 <주자어류>를 보면 일상에서의 그의 언행은 무척이나 심플하고 직설적이다. 요컨데 이렇다, "스승님, 저는 책을 너무 급하게 읽는게 병인거 같습니다. 병의 근원이 어디에 있을까요" 하자 주자 왈, "근원이 어디 있긴 어디 있어, 급한 거기에 병이 있는거지. 병이 거기에 있으니 그걸 치료하면 되지 달리 근원이 뭐가 있어..." 그러며 말한다. "병이 머리에 있으면 머리에 뜸을 뜨고 다리에 병이 있으면 다리에 뜸을 뜨면 된다. 다른 무언가를 찾을 필요가 없다..." 이런 식이다.


이렇게도 말한다, "61살이 될때까지 책을 보면 (그 뜻이) 겨우 짐작만 되었으니 자네들은 나를 배우면 안된다" 다른 곳에서는 "지금(61살)에야 성인의 도리를 알았으니 작년에 죽었으면 헛된 죽음이었을거다"


그가 죽기 며칠전까지 <대학장구>의 내용을 고치고 만지작거렸다는 얘기는 유명하다. 그 사람은 학자였으니 그렇다고 말하면 포인트가 빗나간다. 죽기 며칠전까지도 끊임없이 사색하고, 자기를 돌아보고, 수정했다는 사실에 요점이 있는거 아니겠나.


이런 말이 있다,


五十而知四十九非也

50살이 되어서야 49년을 헛살았음을 알았다
.
.
.

근데 난 뭐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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