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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browne Mar 26. 2016

시지프스에 관한 퀴즈

삶의 의미에 대하여 (1)

'영원히 바위돌을 정상으로 굴려라'


시지프스에게 부여된 이 형벌이 괴로운 이유는 무엇일까.


1. 바위의 무게가 너무 무거워서

     - 노. 무게 따위는 아무 상관이 없다. 그게 조약돌이어도 본질은 같다.


2. '영원히'가 너무 길어서

     - 노. 물론 길어서도 고통스러울 것이다. 더군다나 영원이라면. 하지만 정답은 아님.


3. 그 노력에 아무 성과가 없어서

    - 노. 형벌에 성과 따위는 애초에 없다.


비슷한 대답들의 목록을 더 만들 수도 있겠지만 모두 노,이다. 퀴즈로 해보아야 누가 댓글을 달아 도전할 것도 아니니 정답을 그냥 말하자면 그것은 '무의미'이다.


시지프스의 행위가 형벌이긴 하지만 그를 처벌한 신들은 거기에 아무런 의미를 부여하지 않았다. 거기엔 증오도, 투지도, 원한도, 복수도, 불굴의 도전도 없다. 아무것도 없다.

단 한순간을 지속하건 영원히 지속하건, 무겁건, 가볍건 시지프스의 행위엔 아무런 의미가 없다. 회의시간에 회의자료 여백에 무의미한 도형들을 그리는 정도의 의미도 거기엔 없다. 결국 시지프스에게 부여된 그 형벌은 괴로운 것조차 아니다. '아무런 의미없음'이 시지프스에겐 부과된 형벌이었다.


그 행위를 통해 신들을 저주하고, 그에 저항하고, 자신의 자존을 지킬 수 있다면 그건 '의미'있을 것이다. 하지만 시지프스의 형벌에는 그런게 하나도 내포되지 않았다. 무의미 그 자체... 삶도 그런 것일까. 내포가 하나도 없는, 텅빈? 까뮈는 그런 얘기를 한건가?


우리 모두는 일종의 시지프스인가


to be continu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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