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건 틀린 말
누군가 나에게
"그래서, 동성애를 지지하신다는 말씀인거죠?" 하고 묻는다.
나는 대답했다. "그건 지지하고 말고의 문제가 아닙니다. 아침에 해가 뜨는걸 지지하나요? 봄에 꽃이 피는걸 반대하나요? 동성애도 그런 문제인겁니다. 물론 봄을 싫어할 수는 있겠죠. 하지만 봄을 반대할 수는 없어요."
또 묻는다.
"자녀분이 동성애자면 어떻게 하실래요?"
"자식이 출가해서 독신의 성직자가 된다고하는 것만큼 괴롭겠죠. 저도 제 자식이 남들처럼 결혼해서 아이도 낳고 하길 바랍니다. 하지만 모든 인간이 다 그렇게만 생겨먹은 것은 아니고 하필 제 자식이 그렇다면 매우 슬프겠죠. 하지만 봄에 꽃망울이 움트는걸 막을 수 있나요? 무엇보다 저는 자식의 행복을 바랍니다"
동성애에 대해 가장 큰 문제는 그것을 도덕적 문제로 접근한다는 것이다. 관대한 사람들조차 그것을 하나의 질병으로 간주하면서 비난 대신 도움을 주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얼핏 긍정적으로 보이는 것 같지만 아니다. 그것은 애초에 칭찬이나 비난의 대상이 아니며 무슨 도움을 주고 받을 받을 일도 아니기 때문이다. 당신이 보통의 이성애자라고 해서 칭찬받을 일도, 도움을 받을 일도 없듯이 말이다. 봄에 꽃이 피는건 당신의 도덕적 판단이나 관용과는 아무런 상관이 없다.
이성애가 옳고 동성애가 그른게 아니다. 잘못된 사랑, 부적절한 사랑(그게 딱히 뭔지는 모르지만), 아름다운 사랑이 있을 뿐이다.
물론 동성애자들의 결혼에 따른 법적 처우나 지위, 자녀 양육, 사회보장 등등의 문제에 있어서 많은 이슈가 있다. 하지만 그런 정도의 문제는 이성애자들도 가지고 있다.
동성애를 싫어할 수 있다. 봄을 싫어하듯이. 하지만 봄을 없앨 수 없듯이 동성애자들을 없앨 수는 없다. 그건 하나의 질병도 아니다. 권장할 일도 아니고 억압할 일도 아니다.
나는 동성애자도 아니고 성적소수자들의 인권에 딱히 관심이 있는 것도 아니지만 말이 나온 김에 적어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