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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섬사람들의 안경
옛날 옛날에 어떤 섬나라가 있었다. 그 섬의 사람들은 태어날 때부터 안경을 하나씩 쓰고 태어난다. 그런데 그 안경은 만져지지도 않고 보이지도 않고, 그러므로 벗을 수도 없다. 죽을 때조차 그 안경을 쓰고 죽는다.
어떤 여행자가 그 섬을 방문했는데 그의 눈에는 그 안경들이 보였다. 그는 사람들에게 '당신들은 안경을 쓰고 있다. 그걸 벗으면 사물이 더 잘 보일 것이다'라고 말했지만 섬사람들은 오히려 그를 미친 사람 취급했다.
알고 보니 그 섬은 우리가 지금 살고 있는 이곳이고 우리는 그 섬사람들이다. 우리는 도대체 어떤 안경을 쓰고 태어난단 말인가.
2. 우주비행사가 본 색
어느 우주비행사가 먼 행성을 다녀왔다. 다녀와서 친구에게 말했다.
'내가 말이야, 그 행성에 갔더니 지구에서는 전혀 보지 못했던 색깔의 돌을 보았거든, 그 색이 너무 아름다웠는데...'
'그게 무슨 색이었는데 그래?'
'전혀 처음보는 색이었지. 지구에는 그 색이 없어'
'그래도 무엇과 비슷하기는 할 거 아닌가. 노란색에 가깝든지, 푸른색에 가깝든지...'
'전혀 그렇지 않아. 완전히 다른 색이야. 지구의 색들로는 묘사할 수가 없어. 내가 모든 물감들을 다 섞어 보았는데 그 색은 나오지 않았어'
이 우주비행사가 본 색을 알아낼 방법은 무었일까.
3. 철수의 뇌
철수가 죽자 ㅊ 박사는 철수의 뇌를 살려 철수를 영원히 살리기로 결심했다. 그래서 박사는 철수의 뇌를 조심스럽게 두개골에서 꺼내 배양액이 담긴 작은 통에 넣고 철수의 뇌에 전극을 꼽아 철수의 뇌를 살려냈다.
철수의 뇌는 이제 연결된 전극을 통해 각종 정보를 수신한다. 육신이 살아있을 때처럼 철수는 자신이 걷고, 보고, 먹고, 사랑한다고 느낀다. 자기는 다시 살아났다고 느꼈고 완전한 육신을 다시 가졌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그 모든 것은 뇌에 연결된 전극을 통해 공급되는 신호 때문이었다.
철수의 뇌는 구글사의 알파컴에 연결되어 있기 때문에 보통 사람의 경험과 똑같은 경험을 할 수 있다. 철수가 영희에게 말할 때 알파컴은 영희를 재현한다. 철수가 수영을 할 때 알파컴은 수영장이 된다. 철수가 자기 몸을 꼬집어 느끼는 통증도 알파컴은 제공한다.
철수는 외부의 도움없이 자기가 통속에 든 뇌라는 것을 알아낼 수 있을까. 더 나아가 우리가 이런 존재라면 그 사실을 어떻게 알 수 있을까. 꿈에서 깨어났는데 그것도 꿈이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