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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송정은 Jun 29. 2020

마틸다

레옹은 죽었어

태평한 하늘을 갖고 싶어

회색빛 도시에 그마저도 없는 건 최악 아닌가?


여름이 되면 유독 구름은 주황빛을 띄고

귓속엔 어쿠스틱한 음악이 사운드를 울리는데

어느새 흥얼거리는 입모양이 꽤 웃겨서

박수를 치며 웃다가

길 한복판에서 시선도 생각도 마음도

다른 이들의 눈길을 빼앗았다는 걸 알게 된 이후로 난,


더 화려한 옷을 입게 돼.

걸을 땐 나만의 색깔을 내고

수려한 턴에 지나던 강아지를 홀리네.

비 따위는 무섭지 않아.

노란 우산 파란 우산 찢어진 우산까지 준비되어있거든.


조커 같은 걸음걸이에 계단은 필요 없지.

투스탭을 밟으며 걷고 있는데

앞을 막아선 돌부리에게도 내 화분의 친구가 되어줄래 하고

어깨엔 맨 뿌리에 안부를 묻네.


누가 멍청하게 눈물을 흘리는 거야.

레옹은 죽었어.

레옹은 이 노래를 읽을 수 없어 죽었어.

쵸커를 풀 시간이 다가온 걸까?


빨간불에 호박벌처럼

푸른 옷을 입고 달려드는 거야.

클럭션도 고함도 클래식이 되면

독을 품에 고아 걸어가는 거야.

나는, 레옹은 죽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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