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자리를 맴돌다
한숨을 푹 하니 꺼지게 쉴 때
기어코 그 더러운 순간에 마주친다면
눈을 질끈 감고 침을 뱉었을 텐데
이런 엿같은 상황에서도 사탕을 먹겠다고
흙장난 친 손으로 조물딱 대는 아이를 보노라면
당장 뛰쳐가 2000원짜리 사탕을
새로 쥐어줄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다.
우주에는 나 같은 사람이 없을 거라
공황을 거닐어보지만
뭐가 그리 중요한지,
꼬깃한 종이에 다짐한 글씨는
하얀 속에 번져가는데
성질 급한 언니는 내 어깨를 놔주지 않는다.
떨리는 눈결, 숨을 들이켜면
차라리 길가에서 넘어지고 싶어
유리창에 부딪히는 저 새
뭐가 그리 살고 싶은 것이냐
퍼덕이는데, 물을 부을까, 숨을 불어넣을까,
고민하던 찰나
흙을 뿌리려는 사네에게 사탕을 던지는 아이
큰소리로 울어라, 큰소리를 울려라
안경 쓴 노인, 쓰라린 마음 숨기지 못하고
주름을 그의 뺨에 새겼네.
가슴팍에 꽂힌 행거치프, 신사다운 태도는
홀연히 그것만을 떨어트리고 자리를 뜨네.
"저기요."
울며 달려갈 사네에게 더 이상의 서사는 필요 없어 침을 뱉고,
"세균보다 못한 놈."
가슴에 박힌 못을 빼어주네.
오직, 그것만이
흐르지 않을 눈물이 바닥을 기어가려 할 때,
그것조차 용납하지 않아 비는 바람을 몰고 와 땅을 지배하네.
가거라. 돌아오지 말아라.
마르지 않는 아스팔트 바닥에
조각난 사탕을 한 입 넣으며
우주의 별이 날아다니듯 바닥에는 수많은 길을 내어주고 그렇게 떠났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