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너에게
아름답다 말하니
자기는 아름답지 않다고 화를 내며 뒷모습을 보이고는 사라져 가는 게 안쓰러웠어
뭐가 문제였을까.
누가 너를 그렇게 만든 걸까.
아님 세상이 그 단어를 추악하게 만들어
너에게 상처를 입힌 건 아닐까.
너한테 그 어떤 사랑한다는 표현도 할 수 없게 된 것 같아
슬퍼. 세상을 죽일 만큼 원망해.
그럼에도 내가,
보고 싶어. 미안해.
같이 공원을 걸으면 안 될까.
짧은 한숨 뒤로 네가 좋아하던 체리콕 하나로
웃음을 눈물의 경계에서 고민하던 네 표정을 다시 볼 수는 없는 걸까.
분명 같은 테이블에 앉아 있는데
너의 시선은 나를 보지 않아.
슬프지도 원망도 없는 눈에,
입을 떼면, 포크를 집어 드는,
용기 내 한마디,
눈치 없는 웨이터, 왜 하필 그때,
휴, 그래 그들이 무슨 잘못이 있어,,,
나를 한 번만 더 바라봐줘,
이렇게 울기는 싫은데,
아니, 그런 분노가 가득 쌓인 고양이의 달 한줄기 말고.
아냐, 그냥 오늘은, 집에 들어가.
아, 우리 같이 살지,,,
그럼, 들어가, 오늘은 내가, 아니, 네가 나아지면
들어와도 된다고
짧은 손가락들 가득 벌려 내게 알려줘.
나는 그대에게 등지지 않아.
"그냥 내 기억 속의 네가 좋은 거지.
지금의 네가 좋다는 건 아니야."
정말?
모질지 마, 그건 네가 아니야.
어쩜 이렇게까지 나를 미워할 수가 있어?
나는 아직 너에게 하고 싶은 사랑의 말이 많이 남아있는데,
어제도 잠을 설치다 마시지도 못하는 커피를 쏟으며
당신에게 보낼 말을 연습했는데,
그만, 그만.
그래. 내가 격했어, 맞아. 맞아.
그럼 부탁인데,
"제발 꺼져줄래?"
아니, 마지막이라는 말은 하지 마. 그 뒤에 어떻게 할 건지, 어떻게 살아갈 건지,
어디로 도망갈 건지도 말하지 마. 그냥 내 옆에 있어.
역시 애매하게 좋은 건 최악이구나.
최악이었어. 난 너에게 항상 모자란 사람이었던 거야.
이래서 네가 첫 데이트,
노을이 밤에게 밀리던 순간,
아무것도 바라지 말라고. 그게 사랑이라고 그렇게 말한 거였어.
상상한 만큼, 생각한 만큼, 감정을 부풀린 만큼,
아름다웠는데.
넌 사실 그때부터 바라던 게 아니라 기대도 없던 거였나 봐.
애초에 충분한 사랑은 없었던 거야.
그냥, 내가 사랑을 충분하게 하지 못한 것뿐이지.
자꾸만 떠나려는 너에게 이유를 묻는 것조차 피곤하겠지
어느덧 날 떠날 순간이 왔을 뿐이라는 거야.
그냥 내가 싫다고. 원래 그랬던 거라고 해.
왜 하필 오늘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