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의 건빵

그리움

by 브뤼헤

우리 아빠는 건빵을 좋아하신다.

가족들이 그만 드시라고 해도 건빵은 아빠의 일등 간식이다.

"이제 당뇨도 있고 한데, 다른 건강한 거 먹지 맨날 청개구리 같이 또 건빵을..."

엄마가 말해도 소용이 없다.

그런 모습에 나는 아빠의 고집스러운 건빵 사랑에

'아빠는 건빵을 무지무지 좋아하나 보다. 다른 맛있는 과자도 많은데, 다른 건강한 주전부리도 많은데... '

어릴 때, 이런 생각을 하곤 했다. 다른 맛있는 것도 많은데 왜 고집스럽게 옛스런 건빵만 집어 드시는 그분을 이해하지 못했다.



그리고 이제 내가 어른이 되었을 때,

아빠는 토끼 같은 자식들을 앉혀놓고 맥주 한잔 하시면서 달이 비추는 창가를 바라보며 이야기하셨다.

"내가 어릴 때, 국민학교 때 그지? 우리 집이 참 어렵게 살았어. 그땐 다들 어렵게 살았지.. 오늘내일 쌀 걱정을 하고 살았던 시절이었는데...

너네 할아버지가 장날만 되면 아빠 학교 마치는 시간에... (두 가지 갈래 길이 하나로 모이는... 그런 ) 모퉁이에서 날 기다리고 있었어. 내가 어느 길로 올지 몰라서 그 모퉁이에서 나를 기다리는 거야...

건빵을 사들고 나를 기다리면서 서있었었는데...

.... 그때는 그 건빵만 보였지 할아버지 손에 들고 있는 건빵만 보고 좋아서 할아버지를 와락 끌어안고 그랬었지..."


아빠가 그때 끌어안았던 건 건빵의 고소함이 별사탕의 달콤함이 아니었을지도 모른다. 오늘내일 쌀 걱정을 하며 살던 시절의 할아버지의 사랑이었을지도 모른다. 아빠의 마음을 가득 채워주던 할아버지의 사랑 말이다.


"그때 그 맛이 아니지. 요즘.. 건빵은 맛이 다 가버렸어... 아무리 먹어도 그때 그 맛이 아니다... 내 입이 맛이 가버렸을까나..."


할아버지와 건빵을 마음 놓고 먹기만 할 수 없었던 가난한 시절의 장남은, 가족을 뒤로하고 밖으로 나 가집 안에 돈을 한 푼이라도 더 가져오기 위해 부단히 도 애를 썼다.

그리고 그때 그 길 모퉁이의 아버지의 따뜻한 사랑을 꺼내보고 싶을 때마다 건빵을 입에 넣었을 것이다. 그런데 건빵을 아무리 많이 먹어 배를 가득 채워도 그때의 그 사랑은, 아껴두면 또 꺼내볼 수 있을 거 같았던 사랑은, 젖은 빨래의 물처럼 다 말라 날아가 버리고, 할아버지의 늙은 아들은 입안의 파삭한 건빵만 가득 물고 가슴으로 울고 있었다.


그 울음을 같이 울고 싶은 딸은... 이제 너무 많이 커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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