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주는 어떤 일이 있었고 어떤 생각을 했을까 하고 곰곰이 생각해 보지만 딱히 글로 옮기고 싶은 일이 없어서 그냥 주절주절 써보는 글.
지난주에는 장거리 운전을 해서 친정에 갔고, 약 일주일 동안 내 아이 둘과 조카 둘을 돌봤다. 애 넷과 계속 놀아줘야 하는 건 아니지만 24시간 동안 함께 하는 건 정말 힘든 일이었다.
그야말로 풀타임 육아였기에 나를 위한 시간도 분명 필요했다. 틈틈이 그 동네 수영장에도 다녀오고 엄마와 맥주도 나눠 마셨다.
아이들은 할머니 집 마당에서 물놀이를 하고 나는 그 옆에서 얼음을 동동 띄운 믹스커피를 마셨다. 찌는 듯한 날씨에 헥헥 대다가도 에어컨 바람에 코가 막히기도 했다.
아들은 사촌 형, 누나와 지내는 시간 동안 나를 단 한 번도 찾지 않았다. 딸은 조용하다 싶으면 징징대며 내 다리에 매달렸다. 내년엔 좀 괜찮겠지.... 아 작년에도 이 생각을 한 것 같다.
1주일 정도 머물다 다시 서울 집으로 돌아왔다. 운전을 하다 너무 졸려서 노래도 불러보고 아이와 끝말잇기도 해보고 커피와 사탕 이것저것을 입에 넣어보았지만 잠이 깨지 않아서 정말 괴로웠다. 어찌어찌 무사히 집으로 돌아와서 별 다른 것 없는 하루를 보내고 있다. 아이들은 조용할만하면 또 싸우고 나에게 와서 매달리고 점심식사를 준비하며 저녁엔 또 뭘 먹어야 하나 고민하는..
방학에 집에서 늘어져 있기 싫어 교육청 연수를 신청했고 내일부터인데 가기 싫어졌다. 내 교실 안에서 나는 무엇을 할 수 있을까. 배운 들, 가르칠 수 있을까. 비합리적인 생각임을 알면서도 시니컬해져 가는 건 내 탓일까 세상 탓일까. 난 결국 내 탓으로 돌릴 것을 알기에 너무 괴롭다.
여전히 이런저런 일로 세상은 시끄럽다. 조용할만하면 다른 일들이 생겨난다. 어디선가 내가 모르는 일들도 분명 하나 둘 생겨나고 있을 것이다.
어제는 남편과 함께 광화문에 가서 집회에 참여했다. 2018년 출산 이후 주말에 단 둘이 나가본 적은 한 번도 없었다. 늘 아이와 함께였다. 시가가 가까이 있지만 부부 둘 만의 시간을 위해 아이를 봐달라 부탁드린 적은 없었다. 하지만 이번엔.. 이번에야말로 도움을 부탁드려야겠다 싶어 아이들을 시어머니께 맡기고 광화문으로 향했다. 3차가 되어서야 집회에 참여했는데, 뜨거운 아스팔트 위에 앉아 있는 동료들에게 미안하고 부끄러웠다. 교사는 가르치고 싶다, 학생은 배우고 싶다. 모두가 안전한 교육환경이 조성되길 바라본다.
교사이기 전에 미성숙한 인간인 나는 1시간 전에 집을 뛰쳐나와 카페에 앉아 글을 쓰고 있다. 점심으로는 혼자 떡볶이를 먹으러 갈 거다. 제발 그 누구도 나에게 애들 밥은?이라고 묻지 않았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