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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루시아 Feb 20. 2023

너무 슬픈 꿈

(4년 전 이야기입니다.)


1년간 준비하던 시험을 치렀다.

아이가 어린이집에 가 있는 시간 동안 공부를 했었는데, 시험이 끝나고 나니 이전만큼 집중해야 할 일이 없어져서 종종 낮잠도 자게 되고, 밤에 아이를 재우고 다시 일어나 공부하던 시간도 잠으로 채우게 된다. 잠이 길어지니 꿈도 3정도로 길어지는 마법이 생긴다.   

   

그렇게 3부짜리 꿈에 정해인 님이 나왔다.



내가 참 좋아하는 배우인데, 꿈에 나와 썸을 탔다.

드라마에서만 보던 배우가 한 다큐예능?에 나왔었는데, 시험 끝나고 TV를 열심히 봤더니 내 꿈에까지!!!!

마음에 없는 사람이 꿈에 나오면 좋아하지는게 그것이 꿈이 아니던가!


정말 좋았다. 꿈인 줄 알았지만 깨고 싶지 않아 잠을 계속 이어갔다.

밤에 한 번씩 깨는 아이가 그날따라 깨지 않고 잘 자주어서 나의 썸 또한 깨지지 않았다.

정확히 그와 무엇을 했는지는 이젠 기억이 나지 않지만.. 무엇을 하는게 뭐가 중요하리! 나의 썸남인데!


근데 꿈이 끝날 무렵.     

그는 알고 보니 시각장애인이었다.     


너무하다 너무해..


영화 클래식에서 조승우가 앞이 잘 보이는 척 하다 들켰던 것처럼 ...

어느 장면에서 한 순간에 나는 그가 앞을 볼 수 없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 순간 웃음도 나면서 꿈에서 깼다.


나처럼 시각장애인 남편이 있는 지인에게 이 꿈에 대해 말했더니 웃기다며 한참을 깔깔 웃었다.

"참 잔인한 운명이다~~!" 라며..


어차피 같은 시각장애인이라면 현생의 남편으로 만족해보겠습니다.

잘생긴 시각장애인도 좋겠지만, 뭐 또 굳이.     

너무 슬픈 꿈. 좋았는데 다시 돌아가고 싶지 않은 꿈.     

(정해인 님, 멀쩡하게 제 꿈에 다시 나와주세요. 응원합니다! 하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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