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brunch
물속에서만큼은 불안하지 않다
by
수현씨
Feb 13. 2023
아래로
물속에서만큼은
불안하지 않다.
바다에서 스노클을 물고 수영할 때
바닷물을 투! 하고 뱉어낼 때
해파리에 쏘이면서 핀을 찰 때
혹은 수영장에서 앞으로 나아가려 팔과 다리를
있
는 힘껏
휘
저을 때
숨을 쉬려고 한쪽 팔 쪽으로 고개를 돌리며 기우뚱 흔들릴 때
그럴 때만큼은 불안하지 않다.
길을 걸을 때
혼자 서 있을 때
아이들과 숨 막히는 하루를 보내고 있을 때
허리 통증이 밀려올 때
자주 물속에 있고 싶다고
생각한다.
오늘은 방학 내내 만화책에 코만 박고 있는 애를 끌고서라도 수영장에 가야겠다.
시퍼렇게 일렁이는 바닥이 보이지 않을 정도의 깊은 물 속으로 가고 싶다.
keyword
수영
바다
불안
15
댓글
댓글
0
작성된 댓글이 없습니다.
작가에게 첫 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브런치에 로그인하고 댓글을 입력해보세요!
수현씨
에세이 분야 크리에이터
직업
프리랜서
아이가 있는 집의 질문들
저자
불안 강박증 상담 후 살아가는 여정을 씁니다. 불안과 우울과 분노와 일상의 남루함에 대하여 주로 돌려깔 예정입니다.
구독자
366
제안하기
구독
작가의 이전글
매일 만나고 매일 헤어져
쓰레기 같은 인간
작가의 다음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