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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종민 Jun 25. 2024

8. 타인의 호의는 의무가 아니다

돈을 구걸하는 노숙자가 있다. 길을 가던 행인이 만원을 건네준다. 다음날 또 만원을 건네주고 볼 때마다 만원을 건네주었다. 어느 날 노숙자가 그 행인을 보더니 이렇게 말한다. "요즘은 만원 갖고 뭐 하나 제대로 사 먹을 수 없는 거 모르쇼?" 어떻게 되었을까? 그 행인은 만오천 원을 줬을까? 예상하듯이 더 이상 돈을 주지 않았다.

'호의가 계속되면 권리인 줄 안다'는 유명한 영화 대사도 있다. 받는 사람도 처음엔 고마워한다. 점점 받는 것이 익숙해지면 무감각해지면서 고마운 마음이 사라진다. 그리곤 한 번 안 주게 되면 심지어 화를 내기까지 한다. 왜 이런 걸까? 왜 누군가 자신에게 베푸는 호의를 당연시 여기기 시작하는 걸까? 그 사람들은 주어야 할 의무도 없는데 말이다.


가족, 친구, 동료들과의 관계에서도 이런 일들이 비일비재하다. 그들이 베푼 호의가 너무 당연하게 받아들여졌던 적이 있진 않은가. 그런 일로 인해 그들과 관계가 틀어진 적은?

나에게 무언갈 베푸는 것이 당연한 것이 아니다. 받는 것이 당연하게 느껴진다면 그건 내 더 이상 내 힘으로 무언갈 할 수 없다는 것을 의미한다. 오늘도 생각해 본다. 나는 사람들로부터 어떤 사랑을 받고 있는지 또 그것을 당연하게 여긴 적은 없는지. 그리고 나는 무엇을 주었는지. 주면서 대가를 바란 것은 아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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