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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종민 Jul 25. 2024

39. 속 빈 강정이 요란하다

13년째 직장 동료강사 활동을 하고 있다. 그동안 강사 워크숍만 20회 정도 참석한 것 같다. 강의 10년 차 정도 되면 나름 방귀 쫌 뀐다고 자랑하고 싶어 진다. 새로 강사가 된 이들을 보면 도와준다는 명목으로 가르치고 싶은 마음이 들 때가 한두 번이 아니다. 나만 그런 것이 아닌 듯 실제 행동으로 옮기는 이들을 많이 봐왔다. 문제는 그런 이들의 행동이 곱게 보이지많은 않는다는 것이다. 순수한 마음으로 가르쳐 주려는 것이 아니라 자신을 과신하려는 행동이 너무 많이 보이기 때문이다. 그런 이들은 교육 중에도 드러난다.


자신들의 실력을 과신하는 이들은 실제 뚜껑을 열어보면 속은 비어있는 경우가 많다. 강의 실습 시간이 있는데 이때가 기회라는 듯 그들은 가장 먼저 앞으로 나간다. '얼마나 잘하나'하는 궁금증은 시작한 지 5분도 되지 않아 깨진다. 그들은 희한하게 공통점이 있다. 자기 자랑을 많이 한다. '공부를 많이 했고, 어디 대학원을 나왔고, 자격증을 몇 개나 가지고 있다'는 등 강의 내용과는 무관한 말을 쭉 늘어놓는다. 그러곤 정작 알맹이는 없다. 그들의 공통점이 또 한 가지 있다. 불만이 많다. '자신들은 강의를 열심히 하려고 하는데 우리 조직 특성상 직원들이 제대로 듣지 않는다.', '우리 조직은 강사료가 너무 적다.' 과연 정말 우리 직원들이 제대로 들을 마음이 없을까? 아니다 실제 강의를 해보면 이들은 생각 외로 순수하고 반응이 좋다. 앞에선 강사들이 듣는 이들이 공감하는 이야기를 하지 않기 때문에 들을 마음이 없어져 버리는 것이다.


나도 워크숍에서 실력을 자랑하고 싶은 마음이 들 때가 한두 번이 아니다. 실제 몇 번 나서기도 했다. 그런데 오히려 더 부끄러웠다. 더 많은 강자들이 있음에도 그들은 굳이 자신을 드러내지 않으려 했고 그런 그들은 가만히 있어도 아우라가 뿜어져 나왔다. 그때 느꼈다. '진정한 실력자는 굳이 나서지 않아도 언젠가는 드러난다. 그리고 자신을 과신하는 자는 더 이상 배울 생각도 없을뿐더러 실력이 늘지 않는다. 그러니 늘 겸손하고 하나라도 더 건져가려고 노력하자.' 이것은 강의뿐만 아니라 모든 분야에서 마찬가지일 것이다. 배움은 끝이 없다. 하지만, 내 실력을 맹신하면 배움의 끈을 놓아버릴 가능성이 커진다. 아직 수양이 부족한지 워크숍이 있으면 나를 드러내고 싶은 마음이 꿈틀거리지만 잘 컨트롤해서 배움의 갑옷을 장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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