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오종민 Jul 26. 2024

40. 잘해줄 때 잘하자

A라는 사람이 있다. 그는 나에게 한없이 친절하다. 늘 원하는 것을 들어주고 필요할 때마다 그 자리에 있다. 항상 믿어주고 '잘한다, 멋지다'라는 칭찬을 해준다. 늘 할 수 있다는 믿음을 심어주며 든든하게 옆을 지켜준다. 언제나 옆자리에 있을 것만 같아 어느새 당연함이라는 간사함이 마음에 똬리를 튼다.

당연함은 점점 더 바라는 게 많아지고 기대치를 높여간다. '예전에는 이랬는데 왜 이번엔 안 해줘'라며 서운해한다. 해 줄 이유가 없는데도 해줘야 하는 것이 당연한 것이 되어버린 것이다. 당연함은 또 소중함을 모르게 한다. 소중함을 모르니 어느새 나도 모르게 한 번씩 그에게 상처되는 말을 툭툭 던진다. 그렇게 점점 그의 소중함을 잊어간다.


결국 그는 내 곁을 떠나고 시간이 지나서야 그의 빈자리가 너무 크다는 것을 느낀다. 그리곤 후회한다. 오히려 잘해주는 사람을 더 소중히 대했어야 하는데 당연하게 받아들이고 소홀했음을. 더 이상 내 곁엔 그런 사람이 없다. 모두 가식으로 대하는 것 같다.


위와 같은 일들이 한 번은 있지 않을까? 지금 당장 내가 그러고 있진 않은가? 우린 왜 곁에 있는 이들이 당연히 그 자리에 그대로 있을 것이라 생각하고 소홀해지는 걸까? 소중할 때 소중한 지 모르는 걸까? 지금 내 곁에 있는 소중한 이들을 떠올려보자. 그들에게 나는 어떻게 하고 있는지. 나를 떠나간 이들은 없는지. 아직 내 곁에 있는 이라면 감사의 표현을. 내 곁은 떠난 이에겐 늦었지만 사과를. 그들이 베푼 호의를 다른 이에게 베풀기를.

매거진의 이전글 39. 속 빈 강정이 요란하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