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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종민 Aug 07. 2024

52. 나는 정말 죽는 게 싫다

마음만은 청춘이라는 말이 실감 나는 나이가 되었다. 언제나 몸도 청춘일 줄 알았는데 하나씩 고장 나기 시작하니 서글프다. 반백살이 다 되어가니 가끔 죽음에 대한 공포도 느낀다. 죽음 자체는 두렵지 않지만 내 존재가 사라진다는 것이 두렵다. 그래서 영혼의 존재를 믿고 싶었다.


잠들기 전 한 번씩 죽음에 대한 생각을 한다. 내가 지금 이 세상을 느끼고 생각하는 영혼이 죽어서 어디로 가는지 궁금했고, 아예 사라져 버린다면 너무 허무할 것만 같아 쉬이 잠들지 못했다. 어쩌면 글을 쓰는 이유도 내 흔적을 조금이라도 남기고 싶어 그런 것일지도 모른다. 내 곁은 떠나간 이들을 한 번씩 기억하긴 하지만 그들은 이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다. 그 사실이 나를 더 두렵게 만든다.


나는 아직 하고 싶은 것도 많고 세상에 대한 미련이 많다. 그래서 죽음에 초연한 이들을 보면 '어떻게 저럴 수 있지'하는 궁금증이 생긴다. 그와 관련된 여러 책을 들여다봤지만 아직 와닿는 것은 없다. 여전히 나는 내 존재가 이 세상에서 지워진다는 것이 믿기지 않는다.


나는 아직 내 존재에 대한 미련이 많다. 그래서 매일매일이 소중하다. 하루를 그냥 흘려보내기 싫어 의미 있는 무언가를 찾으려 한다. 언제쯤이면 죽음에 초연해질 수 있을까? 과연 나는 답을 찾을 수 있을까? 하지만 지금은 아니라는 것은 확실하다. 나는 여전히 이 세상이 참 좋으니까. 미치도록 살고 싶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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