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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종민 Aug 11. 2024

56. 나의 단점을 찾아주는 사람

순경 초임 시절 성격이 괄괄한 선임이 한 명 있었다. 그는 덩치도 큰데 목소리까지 커서 한 번 고함을 치면 웬만한 순경들은 무서워서 근처도 못 갈 정도였다. 내가 실수하거나 잘못하는 부분이 있으면 그는 버럭 소리를 지르며 잘못을 지적했다. 당시엔 기분이 좋지 않았지만 난 그가 좋았다. 그가 하는 말 중 틀린 말은 없었기 때문이다. 모두 내가 고쳐야 할 점이었고 그것들을 바꿔나가면서 나는 성장했다.


그가 좋았던 이유가 또 있다. 내 앞에서 웃으며 좋은 말만 하던 선임들이 알고 보니 내 험담을 했다는 것을 알았고 그 후 그가 더 좋아졌다. 물론 지적하는 방식엔 문제점이 있었지만 적어도 그의 진심은 알았기 때문에 개의치 않았다.


쓴소리 해주는 사람은 정말 고마운 사람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굳이 얼굴을 붉히기 싫어 아무 말도 하지 않는다. 대신 마음에 들지 않는 부분을 다른 이들에게 말할 위험성이 있다. 일명 험담을 하는 것이다. 누군가 내게 고칠 점을 말해준다면 그는 진심으로 나를 생각해 주는 사람일 것이다.


자신의 단점을 스스로 알아채는 것은 정말 힘든 일이다. 특히 초임 때 단점을 그대로 안고 가면 평생 그것을 달고 다녀야 할지도 모른다. 누군가 그런 내 단점을 찾아준다면 그것은 정말 고마운 일이다. 그 순간은 기분 나쁠지언정 성장할 수 있는 기회를 찾아준 것이니 말이다.


지금 내 주변을 둘러보자. 옆에 있는 이들이 나에게 하는 말을 잘 들어보자. 사탕발림을 해주는지, 내가 고칠 점을 말해주는지. 나는 또 어떤 사람인지도 생각해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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