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오종민 Aug 21. 2024

66. 수동형 인간에서 능동형으로

나는 수동형 인간이었다. 부모님, 선생님, 직장상사가 시키는 대로 사는 삶이 편했다. 고민할 필요도 없고 시키는 것만 잘하면 칭찬도 돌아왔으니까. 수동형 인간은 편하긴 하지만 도와줄 사람이 없어지면 곤란해진다. 늘 의지해왔기 때문에 혼자 할 수 있는 것이 없다. 또다시 의지할 사람을 찾지만 나이 들수록 힘들다.


나이 들면 내가 누군가에게 의지해줄 위치에 서기 때문이다. 그때부터 할 수 있는 게 아무것도 없다는 생각에 자존감이 떨어지고 '나는 왜 이렇게 살았을까?'라는 후회만 가득하다. 그러곤 마약처럼 나를 끌어줄 누군가가 간절하다. 이때 그 누군가를 잘못 만나면 수렁에 빠져들 수도 있다.  


30대 중반이 되어서야 인생의 첫 번째 고민이 생겼다. '진짜 그런 생각을 그때 했다고?'라는 의문이 들겠지만 수동적으로 사는 삶엔 고민이 필요 없었다. '나는 무엇을 좋아하지? 나는 무엇을 해야 할까?' 혼란스러웠다. 이번에도 누군가 이끌어주길 바랐지만 그건 온전히 내 숙제였다. 생각이란 걸 제대로 해본 적 없었기에 머리가 아팠다. 떠올리고 싶지 않아도 의문은 꼬리에 꼬리를 물고 나를 괴롭혔다.


그러다 빛을 만났다. 정말 우연한 계기로 하고 싶은 것을 찾았다. 살면서 처음으로 그날만큼 가슴이 세게 뛰어본 적은 없는 것 같다. 우연이라는 표현을 썼지만 그동안 고민했기에 찾을 수 있었던 거다. '풀지 못할 문제는 없다'라는 말이 실감되는 순간이었다.


그 뒤로는 누구보다 더 능동형 인간으로 살고 있다. 30대 중반이라는 나이가 늦었다고 생각할지 모르겠지만 그때라도 변할 수 있어서 감사하다. 그렇지 않으면 지금도 누군가의 손길을 멍하니 기다리고 있을 것이다. 자신이 수동형 인간이라 생각된다면 끊임없이 고민해 보자. 길은 가까운데 있다. 단, 내가 그동안 보지 못했을 뿐이다. 길을 찾았다면 행동해야 한다. 그래야 그 길이 내가 가는 길이 되는 것이다. 늦은 때란 없다. 늦었다고 생각할 때가 가장 빠르다는 말도 있듯이....

매거진의 이전글 65. (트, 페, 인, 스) 다음은 누구?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