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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종민 Aug 23. 2024

68. 상식은 위험한 개념이다

한 MZ지원자가 이력서를 작성했다. 이력서에는 휴대전화, 전화번호칸이 두 개가 있었다. 그는 휴대전화칸에 자신의 휴대폰 기종을 적고 전화번호 칸에 전화번호를 적었다. 이것이 상식 논란을 일으키고 있다. 과연 그가 정말 상식이 없는 사람인 걸까?


아니라고 본다. 상식이란 지극히 주관적인 개념이다. 공통적으로 인식된 개념일 뿐이다. 내가 한 번도 본 적 없는 것을 어떻게 안단 말인가? 5명의 사람이 있는데 4명은 무언가를 알고 있고 1명이 모른다면 4명이 말한다. 저 사람은 상식이 없는 사람이라고.


그럼 상식은 언제부터 생성되는 걸까? 태어나면서부터 상식을 알고 있어야 하는 건가? 아니다. 그것은 보고 듣고 배우는 개념이다. 그런데 휴대전화, 전화번호칸은 아주 오래전부터 써오던 양식이다. 지금 세대들이 처음 써보는 양식이라면 모르는 것이 당연하다.


'상식'이라는 단어는 상당히 무서운 개념이다. 내가 알고 남이 모르면 상식 없는 사람이라고 호도할 수 있기 때문이다. 반대로 그가 알고 내가 모르는 것이라면 나는 상식 없는 사람일까? 그렇게 생각하지 않을 것이다. '난 저것을 배운 적이 없어'라고 당당히 말할 것이다.


상식은 누군가를 매도할 수도 있는 개념이다. 그러니 한 번 더 생각해야 한다. '상식'은 그동안 내가 보고 듣고 배운 개념으로 다른 이들도 다 알 것이라고 착각하는 생각이다. 그러니 상식 없는 사람이다라고 생각할 게 아니라 '왜 그렇게 생각했을까? 또는 행동했을까?'를 들여다봐야 한다. 상식은 나를 하나의 생각에 고착되게 만든다. 그것을 깨야 새로운 것을 볼 수 있고 잘못된 것을 고쳐나갈 수 있다. MZ세대들이 휴대전화, 전화번호칸을 그렇게 느낀다면 그것을 시대에 맞게 바꿔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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