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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종민 Sep 08. 2024

84. 호미로 막을 것을 가래로 막는다

문제에 대응하는 한국사회의 특징은 시대가 바뀌어도 여전하다. 사건이 터지면 우선 언론막기용으로 희생자를 찾는다. 책임자들의 사과는 보기 드물고 누군가를 희생자로 만들어서 그들탓으로 돌린다.


해결책이랍시고 문제를 큰 천으로 덮어 눈속임으로 얼렁뚱땅 넘어가려고 한다. 그 책임은 고스란히 현장에서 일하는 이들의 몫이다. 그들은 바뀐 정책에 따라 이리저리 휘둘린다. 일관성도 없다. 그저 까라면 까야하고 목소리는 큰 천에 막혀 묻혀 버린다.


여전히 문제의 원인은 그대로 방치된 채 해결될 기미가 없다. 언젠가는 또 터질 시한폭탄처럼 누군가 자신 앞에서만 터지지 않기를 바랄 뿐이다. "나만 아니면 돼" 문화가 괜히 형성된 게 아니다. 책임자들도 자신이 있는 동안만 문제가 터지지 않으면 된다.


근본적 원인을 해결하기에는 많은 시간과 노력이 든다. 그들은 굳이 그런 무게를 감당할 이유가 없다고 생각한다. 누군가 알아서 하겠지라는 마음이 또다시 큰 재앙을 불러일으킬지도 모른 채 망각에 기대려 한다.


사회 곳곳에 시한폭탄이 도사리고 있다. 희생자가 누가 될지 아무도 모른다. 하지만, 분명 선량한 제삼자일 가능성이 크다. '호미로 막을 것을 가래로 막는다'라는 속담이 떠오른다. 어쩌면 가래로도 막지 못할 수도 있다. 그러니 관심을 갖고 이젠 모두가 일어서야 한다. 더 이상 남 일이 아니라는 것을 잊지 말았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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