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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종민 Sep 13. 2024

89. 쾌락의 유혹

'제발 합격만 하게 해 주세요' 했던 마음이 어느새 회사에 대한 불만으로 가득하고, '낫기만 하면 열심히 살게요'라고 했는데 술 마시며 건강을 해치고 있다. 당시의 간절함은 어디로 갔는지 보이지 않고 약속도 잊은 채 방탕함을 일삼는다. 분명 후회하게 될 것을 알면서도 '아니야 난 절대 후회하지 않을 거야'라며 스스로를 속인다. 지금의 쾌락이 과거를 잊게 하고 미래를 부정한다.


솔직히 지금도 과거의 행동을 후회하고 있다. 그러면서 또 똑같은 일상을 반복하고 있다. 왜 이 굴레에서 벗어나기 어려운 걸까? 정말 나는 이것을 즐기는 걸까? 아님 그 삶의 습관에 길들여져 버린 걸까? 후자가 더 맞다고 생각한다. 딱히 예전만큼 즐겁진 않지만 벗어나는 것이 쉽지 않다. 이게 바로 중독이 아닐까 싶다. 중독은 더 큰 자극을 가져다주기 전에는 벗어나기 힘들다. 그런데 그 자극이라는 것을 찾는 것이 어렵다.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 그 노력이 싫어 그냥 하던 대로 하는 것이 더 낫다고 생각해 또다시 그것을 찾게 된다. 그게 술이든, 도박이든, 무료한 삶이든 말이다.


쾌락은 손만 뻗으면 쉽게 접할 수 있다. 굳이 노력이 필요치 않다. 그 순간은 행복감을 느낀다. 단, 짧다는 게 문제다. 한 시간 쾌락을 느낀다면 나머지 시간은 후회로 보내게 될 가능성이 크다. 그리고 다짐한다. 내일은 절대 그러지 않겠노라고. 하지만, 또다시 그 시간이 다가오면 유혹에 흔들린다. 작은 갈등 끝에 결국 또다시 쾌락이란 놈에 손을 뻗는다. 그런 일상이 계속 반복되고 시간이 흘러 분명 즐거웠어야 하는데 남는 건 후회뿐이다.


어떻게 하면 이런 유혹에서 벗어날 수 있을까? 말했듯이 큰 자극이 필요하다. '간절함' '더 큰 재미' '충격' '오기' 이런 자극들과 쾌락을 벗어던졌을 때 느끼는 또 다른 쾌락을 알아야 한다. 예를 들어 술을 늘 마시던 사람이 술을 며칠 마시지 않았을 때 느껴지는 변화들. '건강' '아침의 상쾌함' '취미' 등을 통해 얻은 좋은 감각을 기억해야 한다. 정 이것이 안된다면 도움을 받아야 한다. 그래야 남은 삶을 후회로 채우지 않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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