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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종민 Oct 04. 2024

110. 상처 준 이에 대한 복수?

'네가 어떻게 나한테 그럴 수 있어?' '반드시 복수할 거야' '난 널 용서할 수 없어' 한 번쯤 이런 감정을 느껴봤을 거다. 내가 이렇게 힘든 이유가 모두 그 사람 때문이라고 생각된다. 그 사람을 미워하는데 모든 에너지를 쏟아붓고 하루 종일 스트레스에 시달린다. 나는 점점 피폐해져 가는데 그 사람은 아무 일 없다는 듯이 잘 사는 것만 같아 더 화난다. 맞다. 그들은 아무 생각 없이 잘 살아간다. 


그런데 왜 우린 계속 힘들어야 할까? 힘든 것이 정말 그 때문일까? 아니다. 나를 정말 힘들게 하는 것은 나 자신이다. 사건은 이미 벌어졌다. 돌이킬 수 있다면 다행이겠지만 그럴 수도 없다. 문제는 그 사건을 바라보는 내 시각이다. 이미 벌어진 일을 계속 곱씹으며 분노, 후회로 마음을 어지럽히는 것은 결국 나 자신이다. 상대방은 전혀 이런 사실을 모른다. 알아도 그 사람은 어떻게 해줄 수 없다. 


결국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사람도 나 자신뿐이다. 우리는 왜 스스로를 힘들게 만드는 걸까? 희생양이라는 생각을 하면 마음이 좀 편해진다고 생각하는 걸까? 아마 내가 지금 처해있는 상황의 책임을 누군가에게 돌려야 괴로움에서 벗어날 수 있을 거라는 착각 때문이다. 오히려 그럴수록 상황은 더 악화되고 또다시 누군가를 원망하게 된다. 누군가를 미워하는 마음은 나를 더 망치는 일이다. 


상황은 되돌릴 수 없다. 하지만, 내 마음은 바꿀 수 있다. 사람들은 복수하면 이 상황이 나아지리라 착각한다. 실제 복수 이후 허망함을 느낀 이들이 더 많다. 그동안 자신의 마음이 힘든 것에 대한 보상을 받고 싶어서 한 행동인데 의외로 짐이 더 늘어나기 때문이다. 


나를 괴롭히는 것은 그 상황도, 그 사람도 아닌 그것을 바라보는 내 마음이라는 것을 알아야 한다. 한 발 벗어나서 바라보면 정말 아무것도 아니라는 것에 허탈할 수도 있다. 잠시 미워하거나 화나는 마음을 내려놓고 스스로에게 물어보자. 나는 뭐가 그렇게 괴로운가? 이것은 정말 그 사람 때문인가? 복수한다고 해서 마음이 괜찮아질까? 나는 뭘 원하는 거지? 여러 가지 질문을 던지다 보면 답은 결국 내 마음에 있다는 것을 알게 될 것이다. 


'에이 똥 밟았다고 생각하자, 그리고 내가 더 나아지면 되지' 이런 마음을 먹어보자. 최고의 복수는 나에게 상처를 준 그 사람이 다시 나에게 다가오고 싶게 만드는 것이다. 그런 것을 상상해 보자. 얼마나 통쾌한가? 나는 멋진 사람이고 그런 나를 잃은 것이 그에게 오히려 고통일 테니 말이다. 내 마음을 스스로 헤치지 말자. 오히려 아픔을 딛고 더 성장할 방법을 생각해 보자. 그것만이 나의 분노에서 벗어날 수 있는 유일한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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