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7. 통제할 수 없는 것들과 다정하게 이별하는 법

by 오종민


우리는 결코 지나간 과거를 바꿀 수 없습니다. 하지만 종종 지나간 일에 대한 후회로 귀중한 현재의 시간을 허비하곤 하지요. 비단 과거의 일뿐만이 아닙니다. 내 힘으로는 도저히 어쩔 수 없는 외부의 상황들에 매달리며 미련을 놓지 못할 때도 많습니다. 미련은 곧 집착을 낳고, 집착은 우리의 시야를 가려 단 한 걸음도 앞으로 내딛지 못하게 만듭니다. 결국 남는 것은 스스로를 갉아먹는 괴로움과 자책의 늪뿐입니다.


혹시 지금, 내가 어찌할 수 없는 일에 에너지를 쏟고 있지는 않으신가요? 그렇다면 과감히 그 손을 놓아버리셔야 합니다. 애써 꽉 쥐고 있다고 해서 꼬인 상황이 저절로 풀리지는 않으니까요. 차라리 그 에너지를 '내가 당장 할 수 있는 것'에 집중하는 편이 훨씬 현명한 선택입니다.


수많은 사람 앞에 서야 하는 무대나 중요한 발표를 앞둔 순간을 한 번 떠올려 볼까요? 극도의 긴장감에 손에는 땀이 배고, 심장은 터질 듯이 거세게 뜁니다. 이때 우리가 통제할 수 있는 것은 과연 무엇일까요? 놀란 심장에게 "천천히 뛰어라"라고 명령한다고 해서 심장 박동이 얌전해지지는 않습니다. 이처럼 신체의 자연스러운 반응은 우리 의지 밖의 일이지요. 하지만 단 하나, 온전히 내 의지대로 조절할 수 있는 것이 있습니다. 바로 '호흡'입니다. 천천히 숨을 깊게 들이마시고 내쉬는 것에만 집중하다 보면, 신기하게도 통제 불능이던 몸과 마음이 조금씩 제자리를 찾아가는 것을 느낄 수 있습니다.


이렇듯 꽉 막힌 상황 속에서도 '내가 할 수 있는 유일한 것'에 집중하는 태도가 상황을 호전시키는 가장 확실한 열쇠가 됩니다. 나를 괴롭히는 거대한 장벽 앞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무거운 짐을 잠시 내려놓고, 통제할 수 없는 것과 할 수 있는 것을 냉정하게 분리해 보세요. 그리고 내가 할 수 있는 작은 행동에 몰입하는 겁니다. 시야를 가리던 집착이 걷히면, 미처 보지 못했던 새로운 돌파구가 나타날지도 모릅니다.


결국 나를 가장 힘들게 하는 것은 그 문제 자체가 아니라, 통제할 수 없는 것에 갇혀버린 나 자신입니다. 모든 것은 내가 이 상황을 어떤 시선으로 바라보고, 지금 당장 어떻게 행동하느냐에 달려 있습니다. 통제할 수 없는 짐을 훌훌 털어내고 나면, 비로소 우리의 일상은 다시 즐거워지고, 삶은 다시 가슴 뛰기 시작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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