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 뒤편 공터에 개를 한 마리 키우고 있다. 녀석은 늘 묶여있어 움직일 수 있는 공간이 한정되어 있다. 그래도 사람이 올 때면 뭐가 그리 좋은지 몸을 웅크리거나 팔짝팔짝 뛰며 애교를 부린다.
반려견이 가족이 되어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녀석들도 집과 주인의 곁이라는 한정된 공간에서 자란다. 가끔 산책을 갈 때면 신나서 뛰어다니는 것을 보면 녀석들도 넓은 세상을 꿈꾸는 것 같아 보인다.
반면 사람들에게 버림받고 떠돌아다니는 유기견도 많다. 녀석들은 자유롭다. 가고 싶은 곳에 맘대로 돌아다닐 수 있다. 그런데 이상하게 녀석들도 한 지역을 쉽게 벗어나지 못한다. 왜 그런 걸까?
궁금해졌다. 개들은 어떤 삶을 더 원할까? 아무 구속 없는 자유로운 삶일까? 아니면 구속되더라도 사랑하는 주인이 있는 삶일까? 아니면 그네들도 사람처럼 성향에 따라 다른 걸까?
또다시 궁금해졌다. 그럼 사람은 어떨까? 인간은 모두 자유를 갈망할까? 그것은 상대적인 거 같다. 자유를 구속당한 사람은 자유가 그리울 것이고 너무 자유로운 사람은 어쩌면 누군가 자신을 통제해 주길 바랄지도 모른다. B라는 사람에게 의존하던 A에게 갑자기 자유가 주어지면 A는 잘 헤쳐나갈 수 있을까? 대부분 A는 그 자유가 부담스러울 것이다.
나는 어떨까? 직장이란 틀에서 벗어나고 싶다. 구속하는 틀을 모두 벗어던지고 세상에 날것으로 던져지고 싶다. 하지만, 제약이 너무 많다. 어느새 나는 여러 사슬에 묶여 쉽게 자유를 누리지 못하고 있다. 이 세상의 많은 사람이 그럴 것이라 생각된다. 그래서 자유를 꿈꾸는 것인지도 모른다. 한 번쯤은 내 맘대로 세상을 누릴 자유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