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 회사, 헬스장, 그리고 주말이면 어김없이 향하는 도서관이나 카페. 우리의 일상은 늘 정해진 궤도를 도는 쳇바퀴처럼 반복됩니다. 재미있는 드라마 한 편이나 짧은 주말만을 목빠지게 기다리는 것이 삶의 유일한 낙이 되어버린 지 오래입니다. 이 숨 막히도록 단조롭고 지루한 일상에서 탈출하려면 대체 어떻게 해야 할까요?
가라앉은 기분을 끌어올리기 위해 축구나 골프 같은 새로운 운동에 도전해 보기도 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마음 한구석에는 여전히 지울 수 없는 공허함이 밀려옵니다. 이쯤에서 우리 스스로에게 작은 질문 하나를 던져봅시다. 매일 걷는 똑같은 출근길의 풍경 중, 머릿속에 선명하게 남아있는 것이 있습니까? 그 길목에 어떤 간판을 단 가게가 있는지, 가로수의 나뭇잎은 어떤 모양인지, 길가에 놓인 조형물은 어떻게 생겼는지 단 하나라도 구체적으로 떠올릴 수 있나요?
아마 쉽게 대답하지 못할 것입니다. 수백, 수천 번을 스쳐 지나간 길이지만, 정작 우리는 그 길 위에 무엇이 존재하는지 단 한 번도 '제대로' 들여다본 적이 없기 때문입니다. 반면 우리가 낯선 여행지에 갔을 때는 어떨까요? 길가의 작은 돌멩이 하나, 이름 모를 들꽃 하나라도 더 눈에 담으려 애를 씁니다. 그곳은 나의 지루한 일상과 동떨어진 곳이고, 오늘이 지나면 언제 다시 볼 수 있을지 모른다는 아쉬움이 우리의 시야를 활짝 열어주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왜 우리는 매일 숨 쉬는 나의 일상 주변은 그런 애틋한 시선으로 바라보지 않는 걸까요? 당장 문밖으로 나가 느린 걸음으로 주변을 찬찬히 둘러보시길 바랍니다. "어라? 저 가게가 원래 저기 있었나?", "이 나무 꽃이 이렇게 예뻤나?" 하며 무릎을 치게 만드는 것들이 한두 개가 아닐 것입니다. 일상이 단조롭고 지루하게 느껴지는 이유는 세상의 모든 것이 똑같아서가 아니라, 시시각각 변하는 세상의 경이로움을 알아챌 내 마음의 여유가 메말라버렸기 때문입니다.
무채색의 일상을 다시 가슴 뛰는 삶으로 바꾸는 가장 확실한 방법은 바로 '관찰'입니다. 거창할 필요 없이 하루에 딱 하나씩만 새로운 것을 찾아보는 겁니다. 오늘 출근길에는 카페가 총 몇 개인지 세어보고, 내일은 집 앞 나무에 어떤 모양의 잎이 돋아나고 무슨 열매가 맺히는지 가만히 들여다보는 식입니다. 매일 다른 대상을 정해 관찰하다 보면, 지루했던 일상은 어느새 처음 보는 낯설고 신선한 것들로 가득 찬 흥미로운 탐험지가 됩니다.
당장 밖으로 나갈 수 없다면 지금 머무는 방 안을 둘러보는 것만으로도 충분합니다. 평소 무심코 지나쳤던 물건들을 가만히 들여다보면 모든 것이 새롭게 다가올 것입니다. 그래도 여전히 일상을 관찰하는 일이 막막하게 느껴진다면, 딱 하나만 상상해 보세요. '내일 당장 내가 이곳을 영영 떠나야 한다면?' 더 이상 이 거리를, 이 풍경을 볼 수 없다고 생각하는 순간, 내 주변의 평범했던 모든 것들이 비로소 애틋하고 찬란하게 빛나며 내 눈동자 속으로 쏟아져 들어올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