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2. 정해진 트랙을 벗어나 나만의 지도를 그리는 법

by 오종민

인간의 삶에 처음부터 정해진 길이 있을까요? 만약 그렇다면 한결 수월하겠지만, 정해진 궤도가 없기에 인생은 그토록 막막하고 또 경이로운 것일지도 모릅니다. 우리는 아무런 길이 나 있지 않은 드넓은 원형의 대지 한가운데에 던져진 채 태어납니다.


360도의 방위 중 어느 곳을 향해 발자국을 찍을지는 오롯이 우리의 몫입니다. 세상에 완벽한 정답인 길은 없습니다. 이리저리 부딪히고 실망하며 투박하게나마 하나씩 길을 개척하다 보면, 비로소 내가 나아가야 할 방향이 어렴풋이 모습을 드러냅니다. 만약 그 길이 내 길이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면, 언제든 훌훌 털고 다시 시작하거나 잠시 돌아가면 그만입니다.


세상에 방황하지 않는 사람은 없습니다. 흔히 '금수저'라 불리는 이들조차 자신만의 길을 찾기 위해 남모를 고뇌를 겪습니다. 그저 누군가가 평탄하게 닦아놓은 길을 걷기에 남들보다 앞서 나가는 것처럼 보일 뿐입니다. 우리가 그들의 온실을 부러워하듯, 어쩌면 그들 역시 거친 들판을 자유롭게 누비는 우리의 땀방울을 부러워하고 있을지도 모를 일입니다.


지금 걷고 있는 길이 너무 험난하고 버겁게 느껴지시나요? 그렇다면 잠시 걸음을 멈추고 쉬어가거나, 과감히 방향을 틀어보는 것은 어떨까요? 우리는 종종 "왜 다들 저렇게 한 가지 길을 향해 죽어라 달려가는 걸까?"라는 의문을 품으면서도, 앞서간 사람들이 그렇게 했다는 이유만으로 맹목적으로 무리를 뒤따르곤 합니다. 하지만 이제는 더 이상 그럴 필요가 없습니다. '욜로(YOLO)', '워라밸', '아보하(아주 보통의 하루)' 같은 단어들이 일상에 스며든 것만 보아도 알 수 있듯, 이제는 내가 가고 싶은 곳을 향해 자유롭게 걸어갈 수 있는 시대가 도래했습니다. 과거에는 눈앞의 갈림길이 고작 두어 갈래뿐이었다면, 지금은 내가 발걸음을 내딛는 그곳이 곧 새로운 길이 되는 세상입니다.


'긱 경제'나 '육각형 인간' 같은 흐름 역시, 정답이라 믿었던 길이 더 이상 하나가 아님을 증명합니다. 단 하나의 길, 단 하나의 직업만 고집하는 시대는 저물고 있습니다. 누구에게나 남들보다 조금 더 반짝이는 재능이 몇 가지씩은 있기 마련입니다. 게임, 유머, 덕질, 운동 등 과거에는 비주류로 소외받던 것들이 오히려 나만의 강력한 무기로 인정받는 시대입니다.


그러니 스스로 갈 길을 만들었다면 주저하지 말고 일단 힘차게 직진해 보았으면 합니다. 그 길이 세상이 말하는 정답이 아니어도 괜찮습니다. 점과 점이 만나 선이 되듯, 내가 즐겁게 내디딘 발자국들은 언젠가 전혀 예상치 못한 멋진 길과 이어질지도 모를 일입니다. 결국 가장 중요한 것은 무수히 얽힌 선택지들 속에서 가슴 뛰는 삶을 향해 기꺼이, 그리고 행복하게 첫발을 내딛는 그 자체일 테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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