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변에서 알던 사람이 유명인이 되거나, 우연히 유명한 이와 인연이 닿는 경우가 있다. SNS를 통해서든, 같은 자리에 참석했든, 그들과의 관계를 은근히 드러내고 싶었던 적이 있다. “나 이 사람 알아.” “연락하고 지내.”
그때는 그런 말이 제법 자랑스럽게 느껴졌다. 하지만 돌이켜 보면, 내가 그들과 가까이 지낸다고 해서 내가 그들과 같은 사람이 되는 것은 아니다. 괜한 허세였다. 어쩌면 스스로 내세울 것이 부족하다는 불안 때문에, 그들의 후광이라도 등에 업으려 했던 건지도 모른다. 생각해보면 부끄러운 일이다.
아마 나만의 이야기는 아닐 것이다. 이 글을 읽으며 뜨끔하는 이들도 있을지 모른다. 그나마 잠깐의 허세로 끝난다면 다행이다. 그러나 어떤 이들은 그 이름을 빌려 허위 사실을 퍼뜨리고, 과장된 관계를 만들어낸다. 점점 자신이 그들과 특별한 관계에 있다는 착각에 빠진다. 스스로에게 최면을 거는 셈이다. 그것이 자신을 지탱해주는 힘이라고 믿기 때문이다.
그러나 허상은 오래가지 않는다. 현실과 마주하는 순간, 과장과 거짓은 드러난다. 그때 사람들은 부정하거나 변명하며 더 깊은 늪으로 빠져들기도 한다. 그렇게 관계는 깨지고, 신뢰는 무너진다.
사실 이름을 알린 이들 중에는 겸손한 사람이 많다. 그들은 누구에게나 공손하고 친절하다. 문제는 그 공손함을 ‘친분’으로 착각하는 데 있다. 답장을 받았다고 가까운 사이가 된 것은 아니다. 오히려 그럴수록 그들의 배려에 감사로 답하고, 사생활을 존중하는 태도가 필요하다. 존경이 있다면 적절히 표현하면 되고, 배울 점이 있다면 묵묵히 배우면 된다. 억지로 관계를 규정할 필요는 없다.
보이지 않는 연결의 힘은 따로 있다. 사람은 결국 자신과 닮은 사람을 알아본다. 비슷한 태도와 가치, 비슷한 에너지가 있을 때 자연스럽게 끌린다. 인간관계는 억지로 선언하는 것이 아니라, 시간이 쌓이며 형성되는 것이다.
그의 유명세를 등에 업는다고 내가 그와 같은 사람이 되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그런 모습은 나를 더 작아 보이게 할 뿐이다. 진정으로 마음이 풍요로운 사람은 남의 이름을 빌리지 않는다. 굳이 누군가를 앞세우지 않아도, 자기 자신만으로 충분히 가치 있다는 사실을 알기 때문이다.
결국 답은 단순하다. 타인의 후광이 아니라, 나의 빛을 키우는 것. 내 안의 빈 곳간을 채울 수 있는 길은 남의 이름이 아니라 나의 성장이라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