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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박사 Nov 30. 2024

167. 선생님이 사라져가는 세상

한 초등학생의 어머니가 자신의 아이가 선생님에게 맞았다며 선생님을 고소했다고 한다. 하지만, 선생님은 아이를 때리지 않았다고 한다. 자초지종을 알아보지도 않고 아이의 말만 듣고 선생님을 고소까지 하는 것이 작금의 현실이다.


아이의 말을 들었으면 선생님에게 전화해서 자초지종을 물어보고 다른 아이들의 말까지 들어봐야 하는 것 아닐까. 만약, 선생님에게 아무 잘못이 없다면 어떻게 할 것인가. 최근 이런 부모들이 많아지고 있다. 아이가 조금만 혼나도 선생님한테 달려가 큰소리로 따지고 심지어 선생님 따귀까지 때린다.


이것이 정말 자신의 자녀를 위한 행동이 맞는 걸까? 선생님들은 더 이상 아이들이 잘못된 길을 가더라도 훈계하지 않는다. 아이들끼리 사소한 다툼도 학교폭력위원회를 열어 처리하려 하고 아이들에게 가해자라는 낙인이 새겨진다. 아이들에게 정을 주려 하지 않고 기계적으로 모든 일을 처리할 수밖에 없다. 그들도 살아남아야 하기 때문이다.


임용고시 경쟁률이 역대 최저치를 기록하고 합격하여 선생님이 된 이들이 버티지 못해 그만두는 경우가 늘어나고 있다. 이런 식으로 간다면 선생님 모두를 AI로 바꿔야 할 판이다. 그렇게 되면 기계적 교육과 평가가 난무할 것이고, 우리 아이들은 더 이상 학교에서 인간적인 것들을 배우지 못할 것이다.


진정 내 자녀를 위한 길이 무엇일지 생각해봐야 한다. 무한한 사랑과 보호가 정답일까? 아이들은 선생님이 고소당하는 것을 지켜보며 무엇을 배울까? 선생님을 존중하지 않는 아이들이 과연 부모를 존중하게 될까? 모든 것은 부메랑처럼 나에게 돌아오게 된다. 자녀가 올바로 자라게 하고 싶다면 내 품에서 놓을 준비를 해야 하고 모든 것을 객관적으로 바라봐야 한다. 부모가 선생님을 존중하지 못한다면 더 이상 학교는 필요 없다. 아이를 올바로 키우고 싶다면 먼저 존중하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 그것이 나와 내 아이가 존중받는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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