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인이나 가족, 친구가 변하겠다고 약속해 놓고도 여전히 그대로라면 우리는 어떻게 대응해야 할까. 이런 상황은 대개 다툼 속에서 시작된다. 내가 기대한 방식대로 상대가 행동하지 않았고, 그 점을 지적하자 상대는 “다시는 그러지 않겠다”고 말한다. 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같은 행동은 반복된다.
왜 이런 일이 계속될까. 이유는 단순하다. 우리는 각자 다른 환경에서 자랐고, 성격도 다르다. 상대가 반드시 내 기준에 맞춰 움직여야 할 이유는 없는데도, 우리는 자꾸 내 방식대로 변하길 요구한다. 그 밑바탕에는 ‘내가 옳다’는 생각, 그리고 ‘내 말대로 하면 관계가 더 좋아질 것’이라는 착각이 깔려 있다.
그렇다면 같은 문제로 계속 충돌이 일어날 때는 어떻게 해야 할까. 방법은 의외로 간단하다. 상대를 있는 그대로 인정하는 것이다. 상대의 성향을 받아들이고도 여전히 스트레스를 받는다면, 그다음 선택지는 나 자신이다. 그 일에 더 이상 마음을 쓰지 않겠다고 결심하면 된다. ‘이건 대수롭지 않은 일이야. 저 사람은 원래 그런 사람이잖아.’ 이렇게 생각의 방향을 바꾸는 것이다.
만약 그 사람이 내 삶에서 그리 중요하지 않고, 관계를 유지하는 것 자체가 지속적인 스트레스라면 거리를 두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다. 반대로 꼭 소중한 관계라면, 상대를 바꾸려 애쓰기보다 나를 바꾸는 편이 훨씬 쉽고 현실적이다. 물론 처음부터 마음처럼 되지는 않는다. 하지만 몇 번 시도하다 보면 어느 순간 이렇게 느끼게 될 것이다. ‘어라, 생각보다 별일 아니었네.’
대화 속에서 생기는 분노는 꼭 누군가의 잘못 때문만은 아니다. 같은 말을 들어도 화가 나는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이 있는 것처럼, 결국 그 감정은 내가 어떻게 받아들이느냐의 문제다. 그래서 화가 치밀 때는 한 번쯤 스스로에게 물어볼 필요가 있다. ‘이게 정말 화낼 만한 일일까?’
상대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순간, 마음은 훨씬 가벼워진다. 그리고 신기하게도 관계 역시 그만큼 편안해진다. 바뀌어야 할 사람이 꼭 상대일 필요는 없다. 때로는 내가 한 발 물러서는 것이 가장 빠르고 현명한 변화일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