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7. '오징어게임'속 교훈

by 오박사


넷플릭스 드라마 '오징어 게임'을 재미있게 보면서도 두려웠다. 가장 두려웠던 점은, 이 작품이 등장인물뿐 아니라 화면을 바라보는 우리들의 심리까지 정확히 꿰뚫고 있다는 사실이었다. 작가는 이야기를 만드는 동시에, 시청자의 마음을 교묘하게 흔든다.


오징어 게임에는 다양한 인물들이 등장한다. 후속작에는 주인공급인 배우들이 대거 등장하기도 했다. 그래서 우리는 자연스럽게 그들이 쉽게 죽지 않기를 바란다. 하지만 작가는 바로 그 심리를 이용한다.
‘어? 이 사람이 여기서 이렇게 죽는다고?’
‘어? 이 사람은 끝까지 갈 줄 알았는데.’
이 예측이 번번이 빗나가는 순간들이 우리를 더욱 깊이 이야기 속으로 끌어당긴다.


등장인물들은 저마다의 사연을 품고 있다. 우리는 그중 정의로워 보이거나, 유난히 애처로워 보이는 인물들을 응원한다. 반대로 마음에 들지 않는 인물들에게는 ‘언제 죽어도 괜찮다’는 생각이 무의식적으로 스며든다. 그러나 그들 역시 같은 구조 속에 놓인 피해자일 뿐이다. 그럼에도 우리는 이야기 속에서조차 사람을 선과 악으로 나눈다. 하지만 그곳에는 절대적인 선도, 완전한 악도 없다. 오직 극한 상황 속에서 드러나는 인간의 본성만 있을 뿐이다.


같은 편이었던 이들도 살아남기 위해 등을 돌리고, 돈 앞에서 쉽게 배신한다. 그런데도 우리는 여전히 ‘착해 보이는 사람’, ‘오래 살아남을 것 같은 사람’을 응원한다. 실제로 게임을 하는 것은 아니지만, 어느 순간 우리의 마음은 이미 그 안으로 들어가 있다. 결국 우리 모두는 작가가 설계한 거대한 심리 게임에 말려든 셈이다.


이 작품에서 가장 인상적인 단어는 ‘선택’이다. 사람을 게임에 몰아넣은 이들은 모든 상황을 두고 “이건 당신들의 선택”이라 말한다. 게임을 중단하고 나가는 것조차 선택이라 포장하지만, 그들이 결국 돈을 택할 것임을 이미 알고 있다. 선택이라는 말은 책임을 개인에게 떠넘기는 가장 잔인한 장치다.


오징어 게임은 철저하게 인간의 심리를 이용하고, 그 심리를 끝까지 파헤치는 드라마다. 그래서 손에서 놓을 수 없고, 결국 끝까지 보게 된다. 인간의 본성은 환경에 따라 쉽게 변한다. 그럼에도 끝까지 거부하려는 사람들이 존재한다는 사실, 어쩌면 그것이 이 드라마가 우리에게 남기는 최소한의 희망일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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