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을 마무리하는 시점에 대형 참사가 일어났다. 참사를 대하는 국민들의 반응은 다양하다. 함께 애도를 표하는 이들이 있는 반면에 이때다 싶어 물어뜯으려 달려드는 이들이 있다. 심지어 인터넷 커뮤니티에 죽은 이들을 모욕하는 댓글도 수두룩하다.
우리가 참사에 대응하는 자세는 어때야 할까? 이미 벌어진 일에 누군가를 비난한다고 해서 그 일이 수습되고 유족의 고통이 덜해지는 것일까? 아니다. 오히려 그것은 유족들을 더 고통으로 몰아넣는 것이다. 우린 남은 이들을 위한 일을 해야 한다. 더 이상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대책을 마련해야 하고 유족들이 상처 입지 않도록 말을 아껴야 한다.
피해자들에 대한 보상을 제대로 해야 하며, 정치적으로 이용해서도 안 되고 비난을 삼가야 한다. 그들이 내 가족이라고 생각한다면 그런 말을 할 수 없을 것이다. 내 일이 아니라고 생각할지 모르지만 언제 내 일이 될지 모른다.
사람보다는 구조적인 문제를 짚어야 한다. 이 세상엔 구조적인 문제가 너무 많기 때문이다. 하나의 문제가 발생하면 그 문제만 해결하려 하지 말고 다른 곳엔 문제가 없는지 조사해야 한다. 이젠 사고가 터지고 수습하려 하지 말고 미리 사고를 예방하려는 노력을 해야 한다.
언론과 정치, 커뮤니티 등에서는 이런 사건을 자신들의 이익을 위해 이용해선 안 된다. 사람의 목숨을 이용하는 행위는 그동안 우리가 숱하게 비난해 왔던 이들과 다를 바 없다. 그분들의 희생을 헛되이 하거나 욕되게 해선 안 된다. 그들은 우리 가족이고 친구이며 동료들이다. 유족들의 고통이 오래가지 않길 바라고, 현장에 나갔던 모든 관계자들이 트라우마로 힘들어하지 않길 바란다. 끝으로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