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4. 외모와 돈 사이에 갇힌 관계

by 오박사

“남자든 여자든 돈 많은 사람을 만나야 한다”라고 말하는 사람들을 자주 만난다. 그 말 속에는 사랑보다 돈을 먼저 놓는 시선이 담겨 있다. 그들은 종종 돈을 사랑과 혼동한다. 대화의 중심은 늘 비슷하다. 누가 무엇을 사줬는지, 얼마나 잘해주는지, 얼마나 여유가 있는지. 관계의 깊이보다는 소비의 크기가 자랑거리가 된다.


그런 시선은 자연스럽게 외모 집착으로 이어진다. 내면의 매력을 키우기보다는, 사랑받기 위해 유지해야 할 조건으로 외모를 붙든다. 작은 변화에도 불안해하고, 나이가 들면 세월을 붙잡기 위해 시술이나 성형에 의존하기도 한다. 결국 그들은 자신의 능력이나 삶의 방향보다 외모가 사랑의 자격을 결정한다고 믿게 된다.


하지만 이런 믿음은 시간이 지날수록 불안을 키운다. 인간은 반드시 늙고, 외모는 언젠가 변한다. 그 사실을 받아들이지 못할수록 우울감은 깊어지고 자존감은 낮아진다. 더 큰 문제는, 상대의 돈에 기대어 관계를 유지할수록 선택권마저 스스로 내려놓게 된다는 점이다. 어떤 경우에는 언어적·신체적 폭력이 이어져도 이미 경제적으로 얽혀 있다는 이유로 참고 견디는 상황까지 벌어진다.


외모는 중요하다. 하지만 그것이 전부일 수는 없다. 사람의 진짜 매력은 겉모습이 아니라, 쉽게 대체되지 않는 자기만의 가치와 능력에서 나온다. 외모는 언제든 더 젊고 더 화려한 누군가로 대체될 수 있지만, 쌓아온 경험과 실력, 삶의 태도는 그렇지 않다.


타인의 돈에 기대는 삶은 안정처럼 보일 수 있다. 하지만 그 돈은 결국 내 것이 아니다. 내가 통제할 수 없는 것에 삶을 맡기는 순간, 그 안정은 언제든 불안으로 바뀔 수 있다. 우리가 노력하는 이유는 단지 돈을 벌기 위해서만이 아니다. 목표를 향해 나아가는 과정에서 얻는 성취감과 자존감이 우리 내면을 채워주기 때문이다.


내면의 풍요 없이 선택한 지름길은, 막다른 골목에 이르렀을 때 견딜 힘을 주지 못한다. 결국 남는 것은 공허함뿐이다. 오래 버틸 수 있는 삶은, 누군가의 지갑이 아니라 스스로의 가치 위에 세워진 삶이라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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