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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 트위터는 시작 페이스북은 확장

by 오박사

트위터를 접한 이후, 내 삶에는 큰 변화가 찾아왔다. SNS라는 세상은 좁은 틀에 갇혀 있던 내 시야를 넓혀주었고, 정체되어 있던 가슴에 작은 불씨를 지폈다. 그리고 그 불씨는 페이스북을 만나 불꽃이 되었다.


2012년에 들어서며 트위터의 열기가 점점 식고, 그 자리를 페이스북이 대신하기 시작했다. 트위터는 속보나 짧은 정보 전달에 적합했지만, 깊이 있는 소통에는 한계가 있었다. 140자라는 글자 수 제한과 사진을 올릴 수 없는 구조, 여러 사람과의 다자간 대화의 불편함은 늘 아쉬움을 남겼다.


반면 페이스북은 이 모든 단점을 보완하며, 소통에 최적화된 플랫폼으로 다가왔다. 페이스북의 가장 큰 매력은 사진과 동영상을 통해 보다 생생하게 소통할 수 있다는 점이다. 게시물에 바로 댓글이 달리고, 여러 사람이 함께 대화를 나눌 수 있어 교류가 훨씬 풍부했다.


초기에는 여행이나 음식 사진 등 일상의 순간을 공유하는 글이 주를 이뤘지만, 시간이 지나며 취미 생활, 직장 이야기 등 더 깊은 개인의 삶을 나누는 게시물들도 자연스레 늘어났다. 나 역시 페이스북을 시작하며 새로운 재미를 느꼈다. 하지만, 트위터에서 쌓아온 작은 명성을 버리고 다시 시작해야 한다는 두려움도 있었다.


예전 같았으면 익숙함에 안주하며 트위터에 머물렀을 것이다. 그러나 SNS를 경험하며 넓은 세상에 대한 궁금증과 도전의식이 생겼고, 결국 도전을 택했고, 그 선택은 성공적이었다. 나는 또 다른 신세계를 마주할 수 있었다. 트위터에서는 경찰 친구를 거의 만나지 못했지만, 페이스북에서는 많은 경찰관들이 활발히 활동하고 있었다. 비록 조금 늦게 시작했지만, 트위터 경험 덕분에 빠르게 적응했고 친구들도 쉽게 늘어났다.


그들은 일반 시민들과도 자연스럽게 소통했고, 그동안 ‘딱딱하고 권위적인’ 경찰의 이미지를 허물어가는 데 큰 역할을 하고 있었다. 나 역시 그 흐름에 열심히 동참했고, 어느덧 그들과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게 되었다.

만약 내가 SNS를 하지 않았다면, 나는 아마도 지금까지 우리 경찰서 직원들만 알고 살아갔을 것이다. 그러나 SNS는 나를 더 넓은 세상으로 이끌었고, 더 많은 사람들과 연결되게 해주었다.


페이스북에서 만난 경찰관들과는 이후 다양한 워크숍과 교육에서 자주 마주쳤다. SNS를 하는 경찰관들은 공통적으로 ‘끼’가 있다. 그리고 그 끼는 온라인뿐 아니라 현실 세계에서도 빛을 발했다. 덕분에 우리는 다양한 현장에서 자연스럽게 교류했고, 10년이 지난 지금도 여전히 그 인연은 이어지고 있다.


자연스럽게, 경찰 홍보의 무대도 트위터에서 페이스북으로 옮겨갔다. 짧은 글보다 사진, 영상 등 시각적인 자료가 훨씬 더 효과적인 홍보 수단이었기 때문이다. 그 무렵부터 많은 공공기관들이 앞다투어 페이스북 홍보를 시작했다. 경찰청도 이에 발맞춰 페이스북을 중심 홍보 수단으로 삼았고, 우리 경찰서도 공식 계정을 개설했다.


이전의 관공서 홍보는 대부분 일방향이었다. 트위터를 잠시 활용하기도 했지만, 역시나 양방향 소통은 어려웠다. 하지만 페이스북은 실시간 소통이 가능했고, 무엇보다도 경찰의 ‘사람다운’ 일상적인 모습을 보여줄 수 있다는 점이 가장 매력적이었다. 나는 다양한 시도를 거듭하며 때로는 성공하고, 때로는 실패했다. 그 경험을 통해 나만의 홍보 노하우를 쌓아갔고, 한때는 작지만 의미 있는 유명세도 누릴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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