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6. 고수는 자신을 설명하지 않는다.

by 오박사


동료 강사를 선발하는 교육에 참여하고 있다. 60여 명이 한자리에 모여 자기소개를 하는 시간을 가졌다. 그중에는 강의 경력 10년 이상에, 이미 검증된 실력을 가진 이들도 적지 않았다.


흥미로운 점은 그런 이들일수록 자신을 굳이 드러내려 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그럴 필요가 없다는 걸 알고 있기 때문이다. 강사는 말이 아니라, 결국 강의로 평가받는다는 사실을 그들은 이미 경험으로 알고 있다.


반면 일부 강사들은 자기소개 시간에 자신을 알리는 데 많은 말을 쏟아냈다. 대개는 호승심이 강한 초보 강사이거나, 경력은 있지만 충분히 인정받지 못했다고 느끼는 경우가 많았다.


한 강사는 “이 자리에서 주인공이 되고 싶다”고 말했다. 그 말을 듣는 순간 불편함이 들었다. 강사는 주인공이 되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강의의 주인공은 언제나 수강생이어야 하고, 강사는 그들의 이해를 돕는 조력자에 머물러야 한다. 우리가 앞에 서는 이유는 빛나기 위해서가 아니라, 앞에 있는 사람들이 빛나도록 돕기 위해서다.


또 다른 강사는 이 조직에 오기 전 학원 강사로 일했다고 소개하며, 선배들 앞에서 자신의 강의 실력을 보여주려는 태도를 보였다. 마치 가르치려 드는 듯한 인상도 받았다. 그러나 실제 과정을 함께하며 느낀 것은, 말에 비해 내용이 채워지지 않았다는 점이었다.


진정한 실력자는 굳이 자신을 설명하지 않아도 결국 드러나게 되어 있다. 강사뿐 아니라, 어떤 직업이든 마찬가지다. 실력은 숨기려 해도 새어 나오고, 결국 사람들은 그를 알아본다.


정말 나를 드러내고 싶은가. 그렇다면 말이 아니라 실력으로 증명하면 된다. 고수일수록 초등학생에게서도 배우려는 자세를 가진다. 자신은 아직 부족하다고 말하며, 계속 채우려 애쓴다. 그 겸손과 갈증이야말로 진짜 실력을 만드는 힘이다.


강사의 품격은 자기소개에서 드러나는 것이 아니라, 강의가 끝난 뒤 남는 변화에서 증명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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