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7. 부끄러워해야할 것은 질문이 아니다.

by 오박사

어린이집, 유치원, 초등학교 저학년 시절에는 모르는 것이 있으면 망설임 없이 손을 들었다. 궁금한 것이 생기면 바로 물어봤고, 그 모습은 자연스러웠다. 그러나 초등학교 고학년을 지나면서 질문은 점점 줄어들었고, 성인이 된 학습자들은 모르는 것이 있어도 좀처럼 질문하지 않는다.


왜 이런 변화가 생겼을까. 여기에는 군중 심리가 크게 작용한다. 주변 사람들은 모두 고개를 끄덕이며 이해한 것처럼 보이는데, 나만 모르는 것 같다는 착각에 빠진다. 그 순간 질문은 ‘배움의 도구’가 아니라 ‘부끄러움의 증거’가 되어버린다.


하지만 막상 수업이 끝나고 이야기를 나눠보면 다른 사람들도 상황은 비슷하다. 이해하지 못했지만 들은 척했고, 질문하지 않은 이유 역시 나와 같았다. 모르는 티를 내고 싶지 않아서, 혹시 뒤처진 사람으로 보일까 봐 침묵을 택했을 뿐이다.


특히 ‘레퍼런스’, ‘메타포’, ‘어젠다’처럼 어디선가 한 번쯤 들어본 단어가 나올 때 그 침묵은 더 깊어진다. 분명 익숙한 단어인데 정확히 설명하라고 하면 막막하다. 이런 단어를 모른다고 말하는 순간 무식해 보일 것 같다는 두려움이 질문을 가로막는다.


그러나 우리가 잊지 말아야 할 것이 있다. 모르는 것은 부끄러운 일이 아니다. 오히려 모르는 것을 아는 체하는 것이 더 부끄러운 일이다. 내가 모르는 것을 남도 모를 수 있고, 반대로 내가 아는 것을 남은 모를 수도 있다. 배움은 비교에서 시작되지 않는다.


배우는 즐거움은 모르는 것을 인정하는 순간부터 시작된다. 그러니 손을 들자. 질문은 무지가 아니라, 성장의 신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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