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집, 유치원, 초등학교 때는 모르는 것이 있으면 손을 들고 바리바리 물어봤다. 초등학교 고학년으로 올라가면서 점점 질문이 줄어들고 성인 학습자들은 모르는 것이 있어도 질문하지 않는다.
왜 그런 걸까? 일종의 군중 심리가 적용되어서 그런 것 같다. 다른 사람들은 모두 고개를 끄덕이며 아는 것 같은데 나만 모르는 것 같아 부끄러워서 감히 물어볼 엄두를 내지 못한다.
그런데 실제 뚜껑을 열어보면 그들도 모른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그들도 나와 똑같은 생각을 했다고 한다. 답답하고 뭔 소리인지 알아듣지 못해도 '나는 알아듣고 있어요'라는 표정을 연기한다.
특히 '레퍼런스' '메타포' '어젠다'와 같은 어디선가 들어본 듯한 단어들이 나올 때 더 그렇다. 분명 들어봤던 것이기 때문에 저 단어를 모르면 무식해 보일 수도 있다는 두려움 때문에 선뜻 묻지도 못하는 것이다.
그런데 우리가 알아야 할 것이 있다. 모르는 것을 아는 척하는 것이야 말로 더 부끄러운 행동이라는 것이다. 모르는 것은 죄가 아니다. 대신 내가 아는 것을 그들이 모를 수도 있지 않은가. 배우는 즐거움은 모르는 것을 인정하는 것에서부터 시작한다. 그러니 손을 들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