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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4. 책을 읽는 이유의 변천사

by 오박사

나이 듦에 따라 상황에 따라 책을 읽는 목적이 달라진다. 처음 책을 읽은 이유는 '그냥 재미있어서' '책을 많이 읽어야 한다고 하니까' '책 많이 읽는 사람이 멋져 보여서' 등이었다.


다음은 '1년에 100권 읽기' '지식을 쌓기 위해서' '계속 읽어왔기 때문에 습관적으로' 등이 이유였다. 시대적 흐름상 년 중 계획에 책 많이 읽기 분위기가 생겼고 거기에 동참하기 위해 애썼다.


그동안 수백 권의 책을 읽었지만 '어라 내가 저 책을 읽었던가?'와 같은 곤란한 상황이 생기기도 했다. 100권 중 한 권의 내용도 제대로 기억나지 않아 당황스러웠다. 가장 자괴감이 들 때는 '책 한 권 추천해 주세요'라는 질문을 받았을 때다.


그래서 이젠 줄을 긁고 좋은 구절을 적어놓고 잠시 생각에 잠기기도 한다. 한 권을 읽더라도 내 것으로 만들려 하고 다 이해하지 못하면 책장에 놔뒀다가 다음에 또 꺼내 읽는다. 처음 읽었을 때와 다른 느낌이 들 땐 짜릿함마저 느끼게 된다.


내게 다시 질문을 던져본다. 지금 책을 읽는 이유는 뭐지? '시대의 흐름을 읽고 싶어서' '계속 배우고자 하는 갈증 때문에' '작가들의 생각을 엿보고 싶고 내 생각을 더하고 싶어서' 어쩌면 이렇게 계속 달라지는 것이 내가 책을 좋아하는 이유가 아닐까 생각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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