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7. 성별이 아닌 구조의 문제

by 오박사

최근 50대 남성에게 출동한 경찰관이 흉기에 찔려 중상을 입는 사건이 발생했다. 출동한 경찰관은 남성 한 명과 여성 한 명이었고, 이후 공개된 CCTV를 계기로 여성 경찰관의 대응을 두고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그러나 이 사건을 과연 개인, 더 나아가 여성 경찰관 개인의 문제로만 볼 수 있을까.


사건이 발생할 때마다 우리는 원인을 분석하기보다 책임을 전가할 대상을 먼저 찾는 경향이 있다. 특히 이번 사건에서는 ‘여성 경찰관’이라는 성별이 문제의 중심에 놓였다. 하지만 우리나라 경찰 조직에서 여성 경찰관의 비율은 약 15%에 불과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성 경찰관을 여전히 ‘여경’이라는 별도의 존재로 구분 짓는 것은, 개인이 아니라 사회의 시선이다.


경찰 내부에서도 여성 경찰관은 다쳐서는 안 되는 존재, 보호해야 할 존재로 인식되는 경우가 많다. 국민 역시 마찬가지다. 현장에서 여성 경찰관을 얕보거나, 충분한 보호를 받지 못할 것이라고 단정한다. 이러한 시선은 결국 여성 경찰관 스스로에게도 영향을 미친다. 반복되는 인식 속에서 자신 역시 위축되거나 역할을 제한적으로 인식하게 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더 중요한 문제는 인력 구조다. 이번 사건은 두 명의 경찰관이 출동한 상황이었다. 흉기를 소지한 사람이 갑작스럽게 공격해오는 상황에서, 그것이 남성이든 여성이든 완벽한 대응은 누구에게나 쉽지 않다. 만약 출동 인원이 네 명 이상이었다면 상황은 전혀 달라졌을 가능성이 크다. 그러나 현재 경찰 인력은 현장의 위험성을 감당하기에 턱없이 부족한 수준이다.


이번 사건은 특정 성별의 문제로 소비되어서는 안 된다. 이는 경찰 조직의 인력 배치, 출동 기준, 그리고 여성 경찰관을 바라보는 문화적 인식까지 함께 돌아봐야 할 구조적 문제다. 이미 벌어진 일에 대한 비난에 머물 것이 아니라, 앞으로 반복될 수 있는 위험을 어떻게 줄일 것인가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


이 문제는 경찰 조직만의 과제가 아니다. 안전을 책임지는 시스템을 어떻게 설계하고, 그 안에서 개인을 어떻게 보호할 것인가라는 사회 전체의 숙제다. 누군가를 희생양으로 삼는 방식으로는, 같은 비극이 다시 반복될 뿐이다.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256. 미래를 맡길 것인가, 만들어갈 것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