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260. 내가 옳고 너는 틀려

by 오박사

우리는 종종 상대방과 대화 중 서로의 의견이 다를 경우 상대를 이기려 든다. 내가 아는 것이 맞다는 것을 증명하기 위해 기를 쓰고 어떻게든 상대가 틀렸음을 보여주려 한다. 심지어 목소리가 커지고 싸움이 일어나기도 한다.


감정싸움은 나중에 내가 잘못 알았다는 사실을 알게 되더라도 인정하려 들지 않게 되고 그 사실 또한 마음에 들지 않는다. 결국 감정은 상할 대로 상하고 둘 사이엔 어색한 침묵이 감돈다.


싸움은 침묵에서도 계속된다. 누가 먼저 사과하지 않으면 그 싸움은 끝나지 않는다. 먼저 사과하는 사람이 그 싸움에서 진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쉽게 나설 수 없는 것이다.


왜 이렇게 우린 승패를 가룰 필요가 없는 상황에서도 기를 쓰고 상대를 이기려 드는 걸까? 이겨도 남는 건 상처뿐이라는 것을 알면서도 왜 그렇게 진흙탕에서 발을 뺄 수 없는 걸까?


그것은 보이지 않는 '권력'의 작용 때문이다. '권력'은 상대방의 생각, 행동, 선택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힘을 의미하고 내가 그 우위에 서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지기 싫은 것이다.


사람은 각자 성장 배경, 가치관, 경험, 정보가 다르다는 것을 인정해야 한다. 진정한 권력은 관계 속에서 형성된다. 즉, 자발적 동의와 정당성 위에서 성립되는 것이지 내가 옳음을 증명한다고 해서 생기는 것이 아니라는 말이다. 그러니 굳이 상대와 옳고 그름을 다툴 필요가 없다.

keywo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