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1. 너무 빠른 세상의 반작용

by 오박사


며칠 전 순찰차 한 대가 고장 나 다른 순찰차를 임시로 사용하게 됐다. 문제는 그 차량이 스마트키가 아닌, 열쇠를 꽂아 시동을 거는 방식이었다는 점이다. 20대 초반의 순경이 시동을 어떻게 걸어야 할지 몰라 당황하는 모습을 보며 나 역시 적잖은 충격을 받았다. 우리에겐 너무도 익숙하고 당연했던 방식이, 어느새 이들에겐 구시대의 유물이 되어버린 것이다. 웃음이 나면서도 한편으론 씁쓸한 마음이 들었다.


변화는 자동차만의 이야기가 아니다. 업무에 사용되는 전산 시스템과 장비들도 끊임없이 업그레이드되고, 새로운 기술이 빠른 속도로 도입된다. 요즘 세대는 전자기기에 익숙해 비교적 쉽게 적응하지만, 우리는 그 속도를 따라가기 위해 더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 세상은 그만큼 빠르게, 그리고 쉼 없이 변하고 있다.


너무 빠른 변화는 때로 피로감을 낳는다. 신문물의 편리함을 알면서도 아예 등을 돌리는 사람들이 생겨나는 이유다. 그런데 흥미롭게도, 이런 흐름 속에서 다시 ‘복고’가 주목받고 있다. 초등학생이 90년대 가요를 흥얼거리고, 20대가 90년대 패션을 즐기며, 그 시절 놀이에 열광한다. ‘오징어 게임’ 역시 이런 복고 정서를 잘 건드린 사례다.


기성세대는 추억을 떠올리며 반가움을 느끼고, 젊은 세대는 이전 시대의 것들에서 신선함과 재미를 발견한다. 왜 이런 현상이 나타나는 걸까. 어쩌면 이는 너무 빠르게 변하는 세상에 대한 자연스러운 반작용일지도 모른다. 변화의 속도가 빨라질수록 새로움에 대한 감각은 무뎌지고, 사람들은 디지털로는 채워지지 않는 아날로그적 감성을 찾게 된다. 결국 기계화된 사회 속에서도 사람은 여전히 사람의 온기를 필요로 한다는 증거일 것이다.


이런 흐름은 앞으로도 계속될 가능성이 크다. 그래서 우리는 미래를 준비할 때 기술만 바라봐서는 안 된다. 오히려 정이 메말라가는 세상 속에서, 다시 정을 느끼게 해주는 것에 기회가 숨어 있다. 빠르게 변하는 시대일수록, 변하지 않는 인간의 감정을 이해하는 일이 가장 중요한 준비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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