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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38. 자유를 담보로 한 안전

by 오박사

멸종을 막기 위해 동물원에서 사육하던 치타들이 연쇄적으로 죽어나간 일이 있었다. 자연에서 생성된 면역세포가 함께 생활하며 변했고 작은 병에도 쉽게 감염되어 죽음을 맞이한 것이다.

이런 일은 치타에게만 해당된 것이 아니다. 여러 동물들이 동물원에 적응하지 못하고 다시 자연으로 돌려보내진 경우가 많다. 결국 국립공원을 조성하여 자연생태계를 보전하는 것만이 멸종을 막는 길이라는 것을 뒤늦게 깨달은 것이다.


인간도 마찬가지다. '콘크리트 유토피아'라는 영화를 보면 가장 안전하다 생각한 곳이 결국엔 지옥보다 못한 곳으로 변했다. 인간은 그 어떤 동물보다 환경에 더 잘 적응한다.


하나의 공간에 인간을 모아두면 반드시 지배자 집단이 형성된다. 그들은 자신들이 타인의 안전을 보호할 수 있는 유일한 이들이라는 착각으로 타인을 지배하려 한다. 그 과정에서 살인과 추방은 당연한 권리라 여긴다.


피지배층도 마찬가지로 '나만 아니면 된다'는 생각으로 이들의 지배를 당연하게 받아들인다. 결국 그것은 나중에 자신의 목줄을 죄게 되고 그땐 이미 후회해도 늦다.


자유를 담보로 한 안전은 이미 자유를 포기한 것이나 마찬가지다. 구속에서 그 어떤 동물도 행복할 순 없다. 그 언젠가 이와 비슷한 일이 생기더라도 우린 이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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