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직함이 만든 역사
영화 **하얼빈**을 보며 나는 **안중근**이라는 인물의 우직함에 대해 오래 생각하게 되었다.
일본군 대장을 포로로 붙잡았을 때, 모두가 그를 죽이자고 외쳤다. 하지만 안중근은 ‘포로조약’이라는 규칙을 들어 그를 살려야 한다고 주장한다. 결국 그 선택으로 인해 많은 동지를 잃고 깊은 고통을 겪지만, 그는 그 결정을 끝내 후회하지 않는다. 자신의 신념이 옳다고 믿었기 때문이다.
일본군에게 쫓기다 뒤늦게 돌아온 동료를 두고도 마찬가지였다. 모두가 밀정일 수 있다며 작전에서 배제하자고 했을 때, 안중근은 동료를 믿지 못하면 아무것도 이룰 수 없다며 반대한다. 영화를 보던 나 역시 그 인물이 밀정일 것이라 짐작했고, 그의 고집을 보며 ‘왜 저렇게 답답할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아마 많은 관객이 안중근을 무모하고 고지식한 인물로 느꼈을 것이다. 그 역시 마음속에 수많은 흔들림이 있었을 것이다. 자신의 판단으로 인해 더 많은 동료가 죽을 수 있다는 사실을 모르지 않았을 테니까. 그럼에도 그는 신념을 내려놓지 않았다. 왜 그랬을까.
그 신념이야말로 그를 끝까지 독립이라는 목표를 향해 나아가게 만든 힘이었기 때문이다. 신념이 없었다면 그는 진작에 무너졌을지도 모른다. 변절하거나 포기했을 가능성도 크다. 분명 두려웠을 것이다. 하지만 그 두려움을 이길 수 있었던 것은 오직 자신의 신념이었고, 결국 그 신념은 하나의 결과를 만들어냈다.
세상에는 안중근처럼 확고한 신념을 가진 사람들이 있다. 그러나 그런 이들은 종종 사람들로부터 이해받지 못하고, 오히려 소외되기 쉽다. 개인의 신념을 지킨다는 것은 수많은 장애물과 현실적인 제약을 감내해야 하는 일이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세상은 그런 신념을 가진 이들 덕분에 지금의 자리를 지켜올 수 있었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겠다고, 영화는 조용히 말하고 있는 듯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