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66. 인간을 이해하려는 노력

by 오박사

인간은 참으로 복잡한 존재다. 하나의 현상도 사람마다 전혀 다른 시선으로 바라보고, 또 각기 다른 감정을 느끼며 제각기 해석한다. 그렇게 수천, 수만 가지의 결론이 생겨나고, 그 생각은 다시 새로운 갈래로 뻗어나간다. 이토록 다양한 존재들이 함께 살아가려니 부딪히고 혼란을 겪는 것이 어쩌면 너무도 당연한 일이다.


이해하려는 노력은 오래전부터 이어져 왔다. 인간의 본능, 행동, 욕구, 사회성 등 수많은 분야에서 연구가 이루어졌지만, 결국 "인간이란 이런 존재다"라고 단정지을 수는 없었다. 다만, "이런 상황에서는 대체로 이렇게 반응한다"는 정도의 패턴을 발견했을 뿐이다.


그러나 여기서도 문제가 발생한다. 그 틀에서 벗어나는 사람들은 곧잘 ‘비정상’이라는 낙인이 찍히고, 타인의 시선 속에서 감정은 점차 지쳐가고 만다. 어쩌면 인간 심리에 대한 연구는 처음엔 자신과 타인을 이해하려는 데서 출발했지만, 결국 사람을 통제하고 사회 질서를 유지하기 위한 수단으로 발전한 것은 아닐까.


가까운 사람이 내 상식과 다른 방식으로 행동하거나 마음의 병을 겪고 있다면, 그를 바꾸려 들기보다 있는 그대로 인정해 주는 것이 서로를 지키는 방법일지도 모른다. 그러나 우리는 여전히 서로를 사회가 정한 기준에 맞추려 하고, 결국 둘 중 하나를 ‘정상이 아닌 존재’로 규정하는 실수를 반복한다.


시대는 믿을 수 없을 만큼 빠르게 흘러가고 있다. 어떤 이는 앞서가고, 어떤 이는 따라가고, 또 어떤 이는 뒤처지거나 스스로 걸음을 멈춘다. 이처럼 각자의 속도와 방향이 다른 건 당연한 일이다. 그렇다면 지금 내가 ‘비정상’이라 여기는 누군가는, 언젠가의 나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해봐야 하지 않을까?


어쩌면 AI의 눈에 우리는 모두 예측 불가능하고 비논리적인 존재로 보일 수도 있다. 그래서 우리는 다시 처음으로 돌아가야 한다. 인간이란 어떤 존재인가에 대한 질문을, ‘틀에 맞추기 위한 이해’가 아닌 ‘있는 그대로의 수용’으로 다시 던져봐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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