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65. 365번째 글을 자축하며

by 오박사

2024년 6월, 나는 결심했다. 매일 하루도 빠짐없이 1년 동안 글을 쓰겠다고. 처음엔 며칠 못 가 한두 개쯤은 빠뜨릴 거라 생각했다. 하지만 100일쯤 지나자 ‘이건 해볼 만하다’는 확신이 생겼고, 어떤 일이 있어도 매일 한 편씩 써보자고 마음을 다잡았다.


약속이 있는 날에는 새벽에 일어나 글을 썼고, 여행을 가는 날에는 일찍 일어나거나 잠시 짬을 내어 메모한 생각들을 꺼내 글을 완성했다. 출퇴근길 기차 안, 출장 가는 열차 안에서도 글을 썼고, 밤 11시를 넘겨 겨우 마무리한 날도 있었다.


매일 글을 쓴다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었다. 소재가 매일 샘솟는 것도 아니었고, 때로는 영감이 떠오르지 않아 한참을 멍하니 앉아 있어야 했다. 그래서 책을 읽기도 하고, 뉴스를 뒤지기도 했다. 112 신고 현장에서 느낀 것들을 기록하거나, 직원들과의 대화 속에서 문득 소재가 떠오르기도 했다. 가끔은 잠들기 직전에 아이디어가 번뜩 떠올라, 휴대폰을 켜 메모장에 급히 끄적이고 나서야 안심하고 다시 잠들 수 있었다.


그렇게 오늘, 365번째 글을 쓰고 있다. 수많은 위기도 있었지만, 단 하루도 빠지지 않고 써냈다. 마음에 드는 글도 있었고, 다소 억지로 쓴 글도 있었다. 하지만 어떤 형태로든, 매일 써냈다는 그 자체가 중요했다.


이 힘든 과정을 마치고 나니 스스로에게 묻게 된다. 이제 멈춰도 될까, 아니면 계속 나아가야 할까. 나는 결국 고행과 즐거움을 다시 이어가기로 했다. 다음 목표는 1,000번째 글을 써내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선 더 많이 읽고, 더 많이 경험해야 할 것이다.


일단 오늘 하루는 충분히 자축하고, 내일부터 다시 고민해보려 한다. 그동안 고생한 나 자신에게 말해주고 싶다. "정말 수고했어. 참 잘해냈어."

keywo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