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은 자신이 본능보다 이성이 앞선다고 생각한다. 과연 그럴까? 인간이 이성의 동물이라고 하지만 실제로는 본능에 의지하는 경우가 더 많다. 만약 여러분의 자녀가 1000만 원짜리 명품 가방을 사줬다고 생각해 보자. 지하철에서 내리는데 그 가방이 문에 끼인다면 과연 가방을 놓을 수 있을까?
대부분 "놓아야죠"라고 대답할 것이다. 하지만, 실제 그 상황이 닥치면 열에 아홉은 가방을 붙잡으려 할 것이다. 자녀가 사준 명품을 쉽게 놓을 수 있을까? 안전사고는 자신은 그러지 않을 것이라는 착각에서 일어나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교육, 훈련이 필요하다.
한 여성이 목줄을 한 개를 데리고 엘리베이터에서 내리려다가 자신만 내린 채 문이 닫혔다. 엘리베이터는 올라갔고 그 여성은 놀라서 그 줄을 놓지 않고 끝까지 잡고 있었다. 그러다 결국 손가락이 절단될 정도의 부상을 당했다. 그 줄을 놓아도 개는 다치지 않는다. 하지만, 우린 급한 순간에 이성적인 판단을 내리지 못한다.
사람 많은 곳에서 재난 상황이 발생했을 때 매뉴얼대로 차분하게 움직이는 것이 가능할까? 이성적으로 행동한다면 가능하겠지만 우린 그렇게 이성적이지 못하다. 그것을 인정해야 앞으로 위기 상황에 제대로 대응할 수 있다.
본능과 습관에서 탈피하기 위해서는 반복된 훈련이 필요하다. 위기 상황에 침착할 수 있는 사람들은 그들이 탁월해서가 아니라 많은 교육과 훈련을 통해서일 것이다. 그러니 '나는 아닐 거야'라는 생각에서 벗어나 위기를 제대로 바라보는 연습을 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