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농복합 지역을 걷다 보면 열 명 중 한 명은 외국인일 정도로, 대한민국 내 외국인 수는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저출산으로 인해 일할 사람이 줄어든 것도 이유지만, 특히 농촌에서는 농사일을 도울 인력이 부족해 외국인 노동자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지고 있다.
내가 근무하는 지역만 해도 베트남, 캄보디아, 카자흐스탄, 우즈베키스탄 출신 외국인들이 많이 거주하고 있다. 이들 나라의 경찰은 과거 우리처럼 두려움의 대상이었다. 그래서 처음에는 이들 외국인도 한국 경찰을 무서워했다. 그러나 한국에서 일정 기간 머물다 보면, 한국 경찰은 무섭기보다 친절하다는 것을 알게 된다. 이젠 밝게 웃으며 인사를 하거나, 어려움이 있을 때 먼저 도움을 요청하는 외국인들도 많아졌다.
그중 일부는 한국 문화에 익숙해졌는지, 술에 취하면 말꼬투리를 잡거나 억지를 부리기도 한다. 그럴 때면 우리 사회의 좋지 않은 면을 그대로 배운 것 같아 씁쓸해진다. 무단횡단을 당연하게 여기거나, 길에 쓰레기를 아무렇지 않게 버리는 외국인도 종종 보인다.
더 나아가, “한국에서는 이렇게 해도 괜찮다”며 동료 외국인에게 불법행위를 알려주는 경우도 있다는 말을 들으면, 더욱 안타깝다. 현재 우리나라에 거주하는 외국인은 전체 인구의 약 5%에 달한다고 한다. 앞으로 그 비율은 점점 더 높아질 것이고, 그들은 단순한 체류자가 아니라 우리 사회의 중요한 일원으로 자리 잡게 될 것이다.
그렇다면, 우리는 그들에게 어떤 모습을 보여주어야 할까? 그들이 법을 어겼다면, 단순히 “외국인이라서 그렇다”고 단정지을 수 있을까? 아니다. 어쩌면 그들은 우리를 보고 배운 것일 뿐이다.
앞으로 그들과 함께 조화롭게 살아가기 위해서는 먼저 우리 스스로가 변화해야 한다. 불미스러운 모습보다는 좋은 본보기를 보여야 한다. 그들이 ‘선진국 국민’이 되느냐, 아니면 우리와 똑같이 무너진 시민의식을 따라가느냐는 결국 우리 모두에게 달려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