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의 그림 속에 두 가지, 혹은 세 가지 이상의 이미지가 보이는 경우가 있다. 누군가는 토끼를, 다른 누군가는 새를 본다. 어떤 사람은 그 모든 이미지를 동시에 인식하기도 한다. 이처럼 각자 다르게 보는 것일 뿐, 누구의 시선도 틀린 건 아니다.
우리가 세상을 지각하는 방식도 이와 크게 다르지 않다. 각자의 시선, 경험, 관점에 따라 세상을 다르게 바라본다. 하지만 많은 사람들은 **자신이 바라보는 세상이 ‘정답’**이라 믿고, 다른 사람의 시선을 틀렸다고 단정짓는다.
기성세대와 MZ세대가 충돌하는 이유도 어쩌면 여기에 있을지 모른다. 서로 바라보는 세상이 다르기에, 서로를 이해하지 못하고, 결국 자신이 옳다고 고집하다 갈등이 생기는 것이다.
어쩌면 사람들은 상대의 세상이 완전히 틀리지 않았다는 걸 알고 있을 수도 있다. 하지만 그걸 **인정하는 순간 자신이 ‘지는 것’**이라 여겨 끝까지 고집을 꺾지 못하는 건 아닐까?
만약 누군가가 먼저, 상대의 시선을 인정해준다면 어떻게 될까? 그 사람이 지게 되는 걸까? 아니다. 시간이 흐르면, 상대방은 그것을 깨닫게 된다. 그리고 자신을 이해해준 그 사람에게 존중과 신뢰의 감정을 갖게 될 것이다.
그로 인해 자신 또한 상대의 세상을 이해하려는 노력을 시작하게 될 것이다. 다시 토끼와 새가 동시에 보이는 그림으로 돌아가 보자. 나는 토끼가 보이고, 상대는 새가 보인다고 말한다. 그럴 때 끝까지 자신의 관점을 고집해 이긴들, 과연 그 승리에서 남는 것이 무엇일까?
“지는 것이 이기는 것이다.” 이 말은, 어쩌면 이런 쓸모없는 논쟁 속에서 상대를 인정하고, 그로부터 존중을 얻어내는 지혜를 뜻하는 것 아닐까? 그러니 굳이 이기려 들지 말고, 상대의 시선으로 세상을 바라보려 노력해보자. 그때 비로소, 나의 세상도 더 넓어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