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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83. 저 아이는 왜 저렇게 되었을까?

by 오박사

14살 남자아이가 지구대에서 경찰관에게 지속적으로 욕설을 퍼붓고, "맞짱 뜨자"며 발로 두 번이나 차는 영상이 공개됐다. 하지만 그는 촉법소년이라 처벌조차 할 수 없다. 그저 욕을 듣고만 있어야 했던 경찰관의 심정은 어땠을까? 만약 나라면 과연 그 상황을 참을 수 있었을까? 그런 생각이 들어 댓글을 읽어보았다.


대부분의 댓글은 ‘촉법소년 제도를 폐지해야 한다’는 내용이었다. 물론 제도의 개선이 필요하다는 주장에 일정 부분 공감한다. 하지만 더 근본적인 질문도 함께 던져야 한다. "저 아이는 왜 그렇게 되었을까?" "그 아이의 부모는 어떤 사람일까?"


처음부터 문제를 안고 태어나는 아이는 없다. 어릴 적엔 분명히 예쁘고 순수했을 것이다. 내가 아는 40대 여성은 세 명의 아이를 키우고 있다. 첫째는 11살, 둘째는 8살, 막내는 2살이다. 그런데 그녀는 아이들을 집에 둔 채 매일같이 술을 마시러 다닌다. 재혼한 남편과는 아이들 앞에서 욕설을 주고받으며 싸우기 일쑤다.


처음 그 아이들을 봤을 땐 참 순수했다. 그런데 1년쯤 지나고 나니, 아이들이 우리 앞에서 엄마, 아빠에게 “씨발놈”, “씨발년”이라며 거침없는 욕을 해댔다. 아이는 부모를 보고 자란다. 아이의 언어와 행동은 결국 어른의 거울이다.


아이를 낳을 용기는 있어도, 책임질 용기가 없는 사람이 너무 많다. 감당할 자신이 없다면 무책임하게 아이를 낳아서는 안 된다. 최소한 아이가 청소년기를 건강하게 넘길 수 있을 때까지는 부모가 멘탈의 버팀목이 되어주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그 아이는 자라서 또다시 사회를 원망하고, 그 상처를 되풀이할 것이다. 그리고 또다시 자신과 비슷한 아이를 낳을지도 모른다.


물론 지금도 부모 교육은 시행되고 있다. 하지만 대부분 선택 사항일 뿐이고, 실효성은 떨어진다. 아이가 일정 부분 성장할 때까지, 비록 이혼을 하더라도 부모로서 책임을 다할 수 있도록 제도적 장치가 마련되어야 한다. 단순한 생계 지원을 넘어서, 아이들의 정신적·정서적 안정까지 돌볼 수 있는 시스템이 절실하다.


그렇지 않으면 앞으로 더 많은 방치된 아이들이 세상에 쏟아져 나올 것이다. 그리고 우리는 또다시 "왜 저 아이는 저렇게 되었을까?"라는 질문을 반복하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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