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스톱은 어쩌면 우리 인생과 많이 닮아 있다. ‘낙장불입(落張不入)’—한 번 던진 패는 다시 주워 담을 수 없듯, 한 번 내뱉은 말 역시 돌이킬 수 없다. 손에 쥔 여러 장의 패 중 어떤 것을 버리느냐에 따라 판의 흐름이 달라지듯, 인생에서도 어떤 선택을 하느냐에 따라 결과가 달라진다. 내 패만 바라봐선 이길 수 없다. 바닥에 깔린 판과 상대방의 흐름을 함께 읽어야 한다.
‘고’와 ‘스톱’, 달릴 때와 멈출 때를 아는 것도 중요하다. 욕심에 ‘고’를 외쳤다가 지금껏 쌓아온 모든 것을 잃을 수 있고, 반대로 달려야 할 순간에 멈춰버리면 열 번의 승리를 한 번에 내줄 수도 있다. 운이 따라주는 날엔 가만히 있어도 점수가 쌓이지만, 아무리 애써도 점수가 나지 않는 날도 있다.
먹을 것이 없을 땐 가장 쓸모없다고 여겨지는 패를 버리기 마련이지만, 바로 그 패가 오히려 기회를 만들기도 한다. 분명 내가 먹었다고 생각했는데, 마지막에 뒤집힌 패가 같아 ‘쌌다’며 괴로워할 때도 있다. 그러나 그 일이 나중에 오히려 내게 유리하게 작용할지 아무도 모른다. 그러니 희망은 쉽게 버려선 안 된다.
각 숫자마다 네 장의 패가 있지만, 흔히 두 장은 쓸모없다고 여겨지고 나머지 두 장만 중요하게 여겨진다. 하지만 우리가 무시한 그 한 장이 판을 뒤집는 힘이 되기도 한다. 결국 이 게임에서 쓸모없는 패란 존재하지 않는다. 삼광, 초단, 청단, 홍단, 고도리처럼 세 장이 모이면 점수를 얻을 수 있지만, 띠는 열두 장이 모여야만 점수가 된다. 하찮아 보이는 것들도 꾸준히 모이면 결국 성과로 이어진다는 뜻이다.
고스톱은 단순한 놀이 같지만, 치밀한 전략과 판단이 요구되는 게임이다. 우리 인생도 마찬가지다. 전략이 있어야 하고, 타이밍을 읽을 줄 알아야 한다. 결국, 세상에 쉬운 일은 하나도 없다.